날이 추우면 감기와 더불어 급증하는 질병이 중이염(中耳炎)이다. 중이염이란 말 그대로 중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 귀는 외이, 내이, 중이라는 세 가지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외이는 귓바퀴를 포함해서 고막까지, 중이는 고막 안쪽 공간, 내이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이 있는 곳을 말한다.

흔히 중이염은 귀에 세균이 들어가서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귀와 코는 이관(耳管)이라는 관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코를 통해 들어간 탁한 습이 중이에 고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중이염이다.

수영하다 중이염에 걸리는 것도 입이나 코로 불결한 물이 들어가 생긴다. 그리고 이속신(耳屬腎)이라고 했듯이 신장이 허약해지면 귀 자체의 수분이 대사되지 않아 물이 고임으로써 중이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9세 이하 아동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이 최근 6년간 중이염 환자 진료비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세 이하 환자가 전체 53.7퍼센트였다. 그리고 10대 10.7퍼센트, 30대 7.6퍼센트, 40대 7.1퍼센트, 50대 7.0퍼센트, 60대 4.0퍼센트 등으로 나이가 들수록 적었다.

이렇게 중이염이 어린이들에게 잘 나타나는 이유는 저항력과 면역력이 떨어져서 그렇기도 하지만, 어린이들의 귀는 구조적으로 이관(유스타키오 관)이 짧고 넓어서 수분의 침투가 그만큼 잘 되기 때문이다. 또 어린이들이 콧물을 삼키거나 코를 세게 풀 때 귀로 콧물이 흘러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중이염은 크게 급성중이염, 삼출성 중이염, 만성중이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급성중이염은 발생한 지 3주 이내의 중이염을 말한다. 주로 감기 뒤에 귀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고열이 생긴다.

급성중이염이 잘 치유되지 않으면 중이에 물이 찬 채로 남게 되는 삼출성 중이염이 생긴다. 이때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을 못하다가 아이가 예전보다 소리를 잘 듣지 못해 검사를 하고서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중이염은 3개월 이상 지속이 되는 경우로 고막이 손상되고 밖으로 농이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중이염을 오래 방치하면 뇌막염이나 뇌종양 등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갈 수도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중이염을 귀에 농이 분비된다고 해서 농이(膿耳)라고 한다. 그리고 귀를 신장과 통하는 구멍으로 보았으므로 풍열(風熱)이 신경(腎經)이 허한 틈을 타고 들어가 귀를 해침으로써 농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여긴다.

치료는 열이 나고 통증이 심한 급성일 경우에는 풍열 제거와 열독을 풀어주는 방법을 쓴다. 또 귀의 고름이 잘 낫지 않는 만성중이염의 경우에는 열을 식히고, 습기를 제거하는 방법을 쓰며, 귀의 농을 빨리 배출시키는 치료 과정을 거친다. 또한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력 향상을 위한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중이염을 치료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내적인 원인을 유발시킨 근본 문제를 찾아 이를 해결하는 노력이다. 따라서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 비자연적인 식품을 금하는 게 필요하다.

이들 식품을 섭취하면 체내에 화학 독소가 쌓여 면역력이 악화됨으로써 각종 내적인 원인을 유발시킬 소지가 크다. 또 정신적으로는 과로와 스트레스 등의 요인이 크므로 이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료 제공 | 가정의학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