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9년 최다 발생 질병 순위에서 기관지염 환자가 2천85만 3천635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1천6백75만 명보다 24.5퍼센트가 늘어난 수치다. 화학물질에 의한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이제 기관지염은 전 국민의 절반 정도가 고생하는 실정이 되었다.

만성기관지염이란 화학 약물 등의 처치로 증상이 악화되어 기침과 담(痰)이 1년에 세 달 이상 지속되고, 병력이 2년 이상 계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예전에는 기근 등으로 인해 몸이 허약한 나머지 폐가 겨울철의 한기(寒氣)나 환절기의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화학물질에 의해 대기오염이 심해지면서 계절과 관계없이 기관지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전통의학의 개념으로 보면 만성기관지염은 내상해소(內傷咳嗽), 담소(痰嗽), 구소(久嗽) 등의 범주에 속한다. 대개 폐가 허약한 상태에서 외감사(外感邪)가 기표(肌表)나 폐에 침범하여 폐기(肺氣)를 장애했을 때 발생한다. 또 비(脾)의 운화기능 장애나 신(腎)의 납기(納氣) 기능 저하 등으로 생긴 습담(濕痰)이 폐에 영향을 주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에 따라 풍한증(風寒證), 풍열증(風熱證), 조열증(燥熱證)으로 (辨證) 변증(辨證)하여 치료한다. 한증은 기침이 나고, 가래가 희며, 콧물이 흐른다. 또 오한발열이 동반되고, 뼈가 시큰거린다. 설질(舌質)은 담홍색이고, 설태(舌苔)는 옅으면서 희다. 맥상(脈橡)은 부긴(浮緊)하다. 풍열증은 기침이 나고, 입이 마르며, 목 안이 아프다. 또 가래가 누렇게 끼어 잘 뱉어지지 않고, 몸에서 열이 나며, 두통이 있다.

혀 가장자리와 혀끝이 붉고, 설태는 옅다. 맥상은 부삭(浮數)하다. 조열증은 마른기침을 하고, 가래가 끈적끈적하여 잘 뱉어지지 않고, 심하면 핏발이 섞여 나온다. 코와 인후는 메마르고, 가슴이 답답하면서 아프다. 대변은 굳고, 소변이 붉으면서 벌겋다. 설질은 붉고, 타액이 적다. 설태는 옅으면서 노랗다. 맥상은 세삭(細數)하다.

이정 | 동서의학연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