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은 정(精)과 신(神)의 두 글자를 서로 밀접하게 연관시켰는데, 이는 타당하다. 그 원뜻을 고찰해 보면 정(精)은 신장을 대표하고, 신은 체력(體力)을 대표한다. 신이 건전하면 체력(體力)은 자연히 활력으로 넘쳐 흐른다. 또 정(精)이 왕성하면 자연히 신(神)이 충만하게 된다. 기운이 넘치고, 체력의 건장함은 역시 장수의 표현이다.

반대로 신장이 훼손되면 체력이 쇠퇴하고, 척추(脊椎)에 영향을 미쳐 반드시 허리가 시큰거리게 된다. 또 눈과 귀가 멍하고, 손발에 기운이 없으며, 일을 할 때 쉽게 피로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된다. 즉, 모든 허약한 노쇠(老衰) 현상이 일제히 나타난다.

색(色)이란 글자는 도(刀)에서 나왔다. 지나치게 소모하면 반드시 신(腎)을 상하고, 신이 상하면 정(精)이 희박하고, 정이 희박하면 신(神)이 피로하고, 신이 피로하면 많은 병이 생기고, 많은 병이 생기면 쉽게 노화(老化)된다.

신(腎)이 쇠약하여 많은 병을 얻은 상황에서 생활을 하면 반드시 슬픔과 기쁨에 쉽게 동요되는 나약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또 전도에 암담함을 느끼고 어떠한 즐거운 일에서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매사를 번거롭게 생각하게 된다.

신장이 건강하면 정력이 왕성하게 되어 비록 고령일지라도 여전히 사지(四肢)가 민활(敏活)하고 기운이 넘친다. 어떠한 사물에 대해서도 모두 낙관적인 마음으로 포옹하게 된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보양을 할 수 있다면 늙어서까지 풍류의 염복(艶福)을 향수할 수 있다. 신장이 건전하여 정력이 왕성한 사람은 일의 효능이 청년과 같은데, 이렇게 되면 성적 능력도 젊은이와 비슷하다.

외국에 나가 보면 보신약(補腎藥)의 광고를 도처에서 볼 수 있고, 어떠한 약국에서나 보신약을 판매하고 있다. 천연 약이나 화학 양약을 막론하고 몇십 가지의 약이 있다. 이러한 것으로 보아 보신(補腎)은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지대한 관심 분야다.

사람이 중년이 되면 아무리 건장한 체격을 지닌 사람도 모두 쇠퇴 현상을 보인다. 신장은 신체 내의 가장 중요한 장기 중의 하나다. 몇십 년을 사용하였다면 공장에 들어가 기름을 치거나, 혹은 부품을 보충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장은 여과기(濾過器)와도 같이 혈액(血液)을 통과시켜 정화(精華)를 남게 하고 신체 노폐물과 독소를 추출하여, 즉시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평균적으로 혈액 200cc마다 100cc의 노폐물이 있어 신장에서 여과된다. 신장기능이 쇠퇴한 사람은 그렇게 많은 노폐물을 깨끗이 여과할 수 없거나, 혹은 혈중의 영양소를 노폐물과 함께 배출시켜 영양부족을 일으킨다. 그 결과 체력이 급격히 쇠약해져 얼굴이 초췌해지고, 몸이 피곤해진다.

신이 허하다면 마땅히 보하여야 한다. 먼저 장위(腸胃)를 깨끗하게 하고, 장위(腸胃)의 흡수(吸收)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그 후에 신수(腎水)를 자양시키고, 보신약(補腎藥)을 꾸준히 복용하면 대체로 완쾌된다.

다만 시중에 팔고 있는 화학 약을 복용하면 비록 표면상으로는 매우 빨리 효과를 보게 되지만, 자신의 신체를 파괴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