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없이 일생을 보낼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큰 복이다. 선천적으로 복을 타고난 사람 이외에는 항상 음식을 신중하게 들고, 간(肝)과 신(腎)을 보양해야 비로소 충족한 젊은 활력이 생겨서 장수(長壽)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

의서를 보면 “영아는 그 몸체가 아직 생기기 전에 신(腎)이 먼저 생긴다.”고 했다. 고로 신은 선천(先天)의 본(本)이 된다. 신장의 강약은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과 동시에 신장은 신체 내의 오장육부 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역할 역시 가장 힘이 들고 바쁘다. 만약 소년 시절에 수음(手淫)이 과다하고, 중년에 주색(酒色)이 과도하면 곧바로 퇴화가 가속될 것이다.

신장은 생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생명의 근원(根源)이고, 정신의 원천(源泉)이다. 만약 신기(腎氣)가 충족되면 정신이 충만하고, 체력이 충만하며, 청춘이 있고, 활력도 있다. 반대로 신기가 쇠하면, 수분이 신장에 그대로 남아 신적수(腎積水)로 변하게 된다. 이것은 매우 위험한 신병(腎病)의 하나다.

신장을 보양하려면 여색을 절제하고, 그런 후에 신수(腎水)를 자양(滋養)하여 간화(肝火)를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 신장의 수화(水火)를 서로 균형 있게 하면 육맥(六脈)이 조화된다. 만약 신장기능이 쇠약하면 발기불능, 연화(軟化), 조루(早漏) 등의 현상이 생긴다. 그럴 경우에는 보양(補陽)의 약을 복용하여 천천히 생기를 회복시키고, 원기를 왕성하게 하여 신체 훼손을 방지해야 한다.

사람은 의식주(衣食住) 외에 남녀의 조화를 필요로 하게 된다. 소위 음양(陰陽)의 교태(交泰)는 만물이 자생(滋生)하는 이치이며, 이러한 인륜(人倫)의 정(情)은 성인(聖人) 역시 면치 못했다. 고인(古人)은 한편으로 색(色)은 육(肉)을 약화(弱化)시키는 강도(鋼刀)라고 말하였다. 이는 매우 이치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사회에서는 충분히 절제하는 사람은 매우 적고, 마음 내키는 대로 정욕(情欲)을 추구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

배 부르고 따뜻하면 음욕(淫慾)을 생각한다고 하였다. 이 말은 매우 타당한 말이다. 특히 일반 중년인은 사업상 이미 기초가 되어 있고, 금전의 조달에 문제가 없다면 비록 환경이 삼처사첩(三妻四妾)을 허락하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여인을 숨겨 놓는 등 돈으로 여자를 얻는다. 그러나 이는 미처 자신이 이미 중년이 된 사람으로 체력이 점점 쇠퇴해진 것을 고려하지 않은 일이다. 비록 외형으로 보아 여전히 늠름하게 보이지만, 대부분은 속으로 쇠퇴해 있다. 따라서 마음껏 주색(酒色)을 탐하기만 하면 얼마 되지 않아 즉시 정력(精力)이 약화(弱化)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아직 사활(死活)을 모르고 이를 우연한 일이라고 여기고, 시장에서 정력제나 혹은 춘약(春藥)을 구입하여 일시적 쾌락을 탐하고 있다. 그러다가 정혈(精血)이 고갈되고, 신수(腎水)가 고갈되는 결과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음허(陰虛)의 화(火)이다. 이 허화(虛火)가 폐부(肺腑)를 직접 압박하여 기침·가래·복통·천식(喘息)이 나타나고, 얼굴이 검어진다. 또 소변이 빈번히 잦아지고, 몸이 빨리 무력해진다.

신장(腎臟) 조직이 훼손되면 국부적 신경장애(神經障碍)를 일으켜서 요통(腰痛)을 발생시키고, 앉거나 누워도 모두 고통을 느낀다. 만약 더 나아가서 신수부족(腎水不足)을 일으켜 척수가 마르면 경화(硬化)로 변한다.

이때 요통은 참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척골(脊骨)도 강경(强硬)하게 되어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이때서야 치료하여 복원(復原)하려면 매우 어렵다. 특히 인공 화학적 처치를 하면 위험성마저 크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