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는 일단 껴안으면 사랑스러워 떨어지지 못하여 신체의 건강을 돌보지 않고 밤새 몇 번의 성교를 치르기도 한다. 그때는 혈기가 왕성하여 몇 년이 흘러도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오랫동안 매일 쉬지 않고 욕구를 채운다면 쇠가 아닌 이상 체력이 점차 쇠퇴하기 마련이다. 신장 기능 역시 쇠약해져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치고, 정자가 부족해진다. 그 결과 성기는 점점 힘이 없어져서 발기하지 않는다. 설령 발기했다 할지라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억지로 삽입해도 1~2분 이상 지속할 방법이 없다. 성기가 점점 물렁해져 전혀 회복할 방법이 없다. 이는 완전히 신장 기능이 파괴되었다는 신호다.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휴식 없이 계속 가동하면 몇 번은 상관없지만, 시일이 지나면 강철로 만든 기계도 고장 나 버린다. 사람의 육신도 색욕에 취해 혹사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춘약(春藥)으로 음흥(淫興)을 북돋워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신장 기능을 더욱 쇠잔시키는 일이 된다. 뿐만 아니라 심력(心力)마저 쇠약하게 해 생명을 잃는 위험까지 발생한다.

부부 중에는 매일 밤 성교는 하되, 사정은 하지 않은 채 밤새도록 떨어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발기된 채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녘에 다시 성교를 시작하는데, 실제로 이렇게 성교를 중단시켰다가 한참 후에 다시 성교를 하면 성기관이 항상 충혈되어 있어 좋지 않다. 즉, 남성 혈관이 확대되거나, 여성의 질이 느슨해져서 나중에 심하게 성기능이 위축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조루로 고민하는 사람 중에는 상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밤새 수차례 성교를 하여 시간은 길게 하지만, 이런 것은 우매한 행위로 단지 체력 소모만 과도하게 시킬 뿐이다. 또한 사정의 기능을 둔화시키고, 감각을 마비시켜서 결과적으로 성기를 견고해질 수 없게 만든다.

정력이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약간의 신허(腎虛) 증상이 있으면 절대로 쾌락을 탐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정신과 체력은 제한된 것이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절제를 하지 않고 마음껏 욕구(欲求)를 채운다면 체력이 급격히 쇠퇴하는 것은 물론, 면역력이 떨어져 자연히 몸에 여러 가지 이상이 생긴다.

어떠한 몸의 이상이든지 초기일 때는 경미하다. 이때 몸에 이상을 유발한 원인을 금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자연히 사라진다. 하지만 몸의 이상을 화학 약으로 눈가림해 버리고 원인이 되는 그릇된 행위를 반복한다면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런 경우 양의사들은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쳤다고 핀잔을 주면서 기계적 검사를 부추기는 기회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눈가림식 화학 약 투여의 책임을 환자와 질병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인체가 기계보다 천 배 만 배 더 정교하게 이상을 감지하기 때문에 인체의 반응에 귀 기울이는 게 조기검진이요, 스스로 그릇된 생활과 마음을 고치는 게 조기치료다. 그렇지 않고 몸의 이상 반응을 화학 약에 의존하여 눈가림하면 진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되고, 체내에 화학 독소를 축적시켜 병을 키우게 된다.

만약 격렬하게 성교를 했다면 이튿날은 열이 나고, 사지가 나른해지며, 두통과 요통마저 겹쳐 침대에서 움직이고 싶지 않아진다. 그런데도 또 다시 다음날도 환락을 갖는다면 이튿날 아침에는 머리가 땅기고, 고열이 나며, 냉기(冷氣)를 느껴 침대에서 일어날 힘이 없게 된다.

이것은 얼핏 보면 감기와 같은 증상이지만, 과도한 성행위로 원기가 쇠진해졌기 때문이다. 순간의 쾌락을 탐하기 위해서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화학 약에 손댔다가는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난다. 일시의 쾌락을 너무 탐하지 말아야 훗날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