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원양(元陽)이 허실(虛失)하면 반드시 성기가 위축되고 물렁해져서 부드러운 채찍처럼 변한다. 방사를 거행할 때 견고해질 수 없거나, 혹은 반은 딱딱하고 반은 물렁한 상태에서 억지로 진행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죽도 밥도 아닌 상태로는 여성을 조금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열등한 남성이란 인식만 갖게 한다. 여성은 종족 보전의 본능으로 우성(優性) 인자를 가진 강한 남성을 원하고, 그런 남성에게 호감을 갖기 때문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언급한다면 원양의 부족은 심리적인 위축으로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 성교에 임해서도 발기하지 않거나, 혹은 발기했어도 견고하지 않고 중도에서 약화되면 수치스러움이 대단하다. 여성을 만족시키고 지켜 줄 만한 능력이 없다는 본질적인 열등감으로 고뇌할 수밖에 없다.

중년에 접어들면 십중팔구는 성기의 무력한 증세 때문에 고민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은 수치스럽기 때문에 감히 말하지 않는다. 마치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것과 같다. 단지 자신만이 알고, 우물쭈물하다가 끝내 올바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한다. 혹자는 화학 흥분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일시적인 효과는 얻겠지만, 점점 원양을 쇠약하게 만들어 영영 불구자가 될 위험이 있다. 더구나 이런 화학 약을 과량 복용하면 심력(心力)이 지탱하지 못해 생명의 위험마저 초래한다.

성기 무력의 주요 원인은 심리(心理)와 생리(生理)의 종류에서 기인한다. 무릇 신경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의심을 하면 성기가 위축되고, 무력하게 변한다. 이것은 심리적 무력이다. 반면 젊을 때 과도한 자위행위나 결혼 후에 무한정 성욕으로 원양이 다하여 신(腎)에 힘이 없어지는 것은 생리적인 무력이다.

심리적 성기 위축과 무력증은 치료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단지 신경을 진정시켜서 두려움과 의심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자연히 정상적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심리 전환을 위한 야외 활동이나 정신적 이미지 훈련도 한 방법이다. 또 연꽃씨를 생강과 함께 볶아서 꾸준히 차처럼 달여서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신장 기능이 훼손(毁損)된 생리적 무력증은 간단히 치료되지 않는다. 치료의 방법은 인화귀원(引火歸元)의 방법을 사용하여 신원(腎元)을 허화인귀(虛火引歸)한 후에 신수(腎水)를 자양(滋養)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는 모든 화학 약을 반드시 금해야 한다.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음식과 화학물질에 오염되어 있는 수입 밀가루 식품의 섭취도 반드시 금해야 한다. 피를 탁하게 만들어 신장과 전립선에 혈류 장애를 일으키는 기름에 튀긴 음식과 동물성 지방질 육류 음식의 섭취도 반드시 금해야 한다.

대신 현미밥과 발효 음식 위주의 자연식으로 인체의 정기(精氣)를 높여야 한다. 또 ‘육미지황탕’이나 ‘팔미지황탕’ 등으로 신음(腎陰)을 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정력에 좋다는 이런 저런 보약(補藥)을 남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