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태양에 비유하면 하루 중 오후가 지난 때와 같다. 몇 십 년의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웅심(雄心)은 점점 소멸되고, 동시에 체력과 생리상의 기능 역시 퇴화하기 시작한다. 자연의 정해진 흐름에 따라 어떤 사람이든지 쇠퇴의 징후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생리상의 쇠퇴는 자연적 쇠퇴와 인위적 쇠퇴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 쇠퇴는 누구나 피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인위적 쇠퇴는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노력에 따라 피할 수 있다. 인위적 쇠퇴는 대부분 아래의 몇 가지 요소 때문에 발생하므로 그것을 조심하면 피할 수 있다.

소년기는 의지가 아직 굳지 않아서 쉽게 색정(色情)의 유혹에 시달리고 종일 자위행위를 할 수 있다. 정력이 충만하므로 한 달에 몇 차례 자위행위를 하는 것은 긴장된 정서를 편안하게 하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자주 수음(手淫)을 하면 성기능이 쇠약해진다.

더구나 자위행위는 정상적인 남녀의 성교보다도 더욱 몸을 망치게 한다. 사람은 철과 돌이 아니기 때문에 자위행위가 잦으면 신장이 망가져 견딜 수 없게 된다. 체력이 지탱하지 못하게 되어 점차적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지고, 공부하는 데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또 온종일 졸음이 오고, 허리가 시큰거리며, 손발이 차가워진다. 심지어는 대변과 소변을 눌 때 정액이 떨어지게 되고, 정관(精關)이 이완되어 무력해져 발기가 안 되는 등의 증상이 일어나게 된다.

청년기는 대부분 매일 사정(射精)을 해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느 땐 하루에 3~4차례 성교를 하기도 한다. 젊어서는 기가 왕성하고 혈기가 강하여 별탈은 없지만, 쉼 없는 성행위는 중년에 접어들어 성기 축소(縮小)와 조루(早漏)를 초래한다.

중년기는 10년 내지 20여 년의 어려운 생활고를 겪어 온 보상 심리로 사업의 기초가 다져지면 여색을 탐닉하는 경우가 있다. 낮에는 일에 힘을 소진하고, 밤에는 주색(酒色)에 빠진다면 사람이 무쇠가 아닌 바에는 자연히 훼손된다. 하물며 중년의 시기는 체력이 점점 떨어지는 때라 매일 반복되는 과다한 업무는 신(腎)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다 밤에 주색(酒色)을 즐기고, 욕구를 채운다면 정력(精力)이 소멸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허약해진 신기와 정력은 약물 보양으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허약해진 신기와 정력을 보양하는 일은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하므로 신경을 써야 한다. 이에 적당한 약물을 꼽는다면 구기자, 하수오, 당귀, 황정, 오미자, 상심자, 용안육, 숙지황, 대추 등이다. 이것을 달여서 차처럼 꾸준히 마시면 허약해진 신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기 회복은 침과 뜸으로도 가능하다. 다음의 보신영이방(補腎榮耳方)은『침구대성(鍼灸大成)』에 소개되어 있는 처방이다.

하루에 한 차례씩 꾸준히 침과 뜸을 하면 신기가 강화되어 정력적으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