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양체(陽體)여서 음(陰)이 모자라는데, 그 쇠함이 신(腎)으로부터 시작한다. 40살에 이르면 생기(生氣)의 원천인 신기(腎氣)가 쇠해지므로 근기 (根氣)가 쇠해져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말라 푸석푸석해지기 시작한다. 48살에 이르면 양기(陽氣)가 위에서부터 쇠하여 얼굴이 온통 거무스레하게 타 들어가고, 머리카락이 희어진다.

중년 남자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전신 증세로는 성욕감퇴, 발기력 감퇴, 피로감, 소화장애, 체중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그 밖에 땀이 많이 나고, 소변을 자주 보며, 털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정신적으로는 집중력 상실, 업무 생산성 감퇴, 기억력 감퇴, 우울, 불면, 불안, 좌절감, 강박관념, 두통, 요통 등이 나타난다. 순환기장애로는 현 기증과 심장박동 증가, 피부 위축 등이 나타난다. 중년 남자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증세를 '남성갱년기장애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호르몬 변화라든가 다른 검사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갱년기 장애라기보다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일반적 증세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때가 바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원천인 양기(陽氣)가 뚜렷하게 줄어드는 드는 반면, 사회활동은 가장 왕성할 때여서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더욱 몸을 상(傷)하기 쉬우므로 그 어느 때보다 몸을 잘 가꾸어야 한다.

중년에 들어선 남자들은 할 일은 많고, 마음은 매우 긴장된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향락의 시간이 비교적 많은 데 비해 운동할 시간은 적고, 음식 또한 제대로 절제하지 못한다.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한 경우라면 자연적으로 마음이 느긋해지고, 몸이 뚱뚱해진다.

일반적으로 비만한 중년인은 둥그스름하고 뚱뚱한 얼굴과 불룩한 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걸음을 걸을 때 가슴과 배를 쑥 내밀어 확실히 기세가 당당해 보이고, 얼굴에는 항상 자만과 존엄의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그의 내심에는 남모르게 해결할 수 없고, 또한 남에게 말 못할 번뇌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년이 넘은 사람들은 사무에 바쁘고, 사교가 많아 정신적인 부담이 너무 무겁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시간을 얻기가 어렵다. 이러다 보면 운동에 흥미를 가지기도 어려운 편이다. 그리하여 체력이 날로 퇴화하게 된다.

중년인은 이미 수십 년 동안 사업을 위해 애쓰면서 실로 골치 아프기 이를 데 없는 온갖 어려움에 시달림을 받다가 성취를 이루게 되어 무수한 재부(財富)를 쟁취하게 되면, 다방면으로 향락을 추구하는 경향을 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여색을 밝히는 방면에 있어서는 더욱 돈을 아까워하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운우(雲雨)의 정을 가지는 등 마음껏 향락을 꾀하려고 한다.

그러나 중년의 체력은 그렇지 않아도 내리막길인데 다시 이와 같은 뼈와 살을 깎는 노고를 하게 되면, 뚱뚱한 중년인으로 하여금 정신과 체력에 있어서 가속적인 쇠퇴 현상을 가져오게 된다. 성기능도 점차 무기력해져서 신체가 정욕을 따라오지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이 속은 썩고 겉으로만 건강하게 보이는 증상은 매우 흔하다.

정신적인 고통과 체력의 소모는 중년인에게 힘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게 한다. 성적으로 발기해도 딱딱하지 않고, 딱딱하다 해도 오래가지 않으며, 조루가 되는 등의 번뇌스러운 일이 생기게 된다. 이 모두는 이러한 여자로 하여금 불만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병태(病態)인데, 어떤 남자도 자기에게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정신적인 과로로 인해 지나친 무리가 있어 온데다 평소에 보양(補陽)을 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철금강(鐵金剛)이라고 해도 이와 같은 쇠퇴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김정수 | 명지대 침구 교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