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튼튼한 치아는 오복(五福) 중 하나로 꼽혀 왔다. 물론 문헌적 근거로 볼 때 튼튼한 치아는 오복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서경(書經)』<홍범편(洪範篇)>을 보면 오복은 장수하는 것,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것, 우환이 없이 편안한 것, 덕을 좋아하며 덕을 즐겨 행하는 것, 천명(天命)을 다 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그럼에도 튼튼한 치아를 오복 중의 하나로 꼽는 이유는 튼튼한 치아가 무병장수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인이 되면 윗니와 아랫니를 합쳐 32개의 치아를 갖게 되는데, 이빨은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위장에 넘겨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만약 이빨이 부실하여 음식물을 제대로 잘게 부수지 못한 채 위장에 넘겨준다면, 위장은 큰 부담을 받아 소화불량은 물론 위장병을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제대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이 되지 못해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체내에 노폐물로 쌓여 혈액을 탁하게 함으로써 각종 병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이빨이 부실해서는 오복 중의 하나인 장수를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의 대부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최소한 1개 이상의 충치나 풍치를 갖고 있다고 한다. 한 보고서를 보면 잇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잇몸이 부실하여 통증이 심한 풍치의 경우만 보더라도 성인 4명 중 3명이 앓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충치와 풍치에 시달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그 이유로 어릴 적부터 인스턴트 가공식품 등 단맛 위주의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오행(五行)으로 단맛은 비장에 귀속하고 토(土)의 성질이다.

반면 치아는 뼈의 일부로서 신장에 귀속하고, 수(水)의 성질이다. 따라서 단 것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토극수(土克水)의 원리에 따라 이빨이 부식하게 된다.

또 하나 풍치가 생기는 이유는 정백(精白) 식품 등 무른 음식 위주로 식생활을 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뼈나 관절과 근육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되어 연약해지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정백 식품 등 무른 음식은 잇몸을 연약하게 만들어 이빨의 배열을 흐트러뜨려 치통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한편 경락상으로 잇몸은 위장, 대장과 관계가 있다. 즉, 윗잇몸은 위장의 경락(經絡)이 감싸고 있고, 아랫잇몸은 대장의 경락이 감싸고 있다. 따라서 위장과 대장에 독소가 뭉치면 열이 잇몸으로 몰려 잇몸이 붓고 들뜨게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엔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그리고 육류가 범람하고 있다. 화학첨가제는 석유에서 물질을 추출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성질이 불이다. 더구나 인위적으로 합성해서 만들기 때문에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라 인체가 소화해 내지 못한다. 그리고 육류 음식은 본래 사람에게 주어진 먹을거리가 아니다.

따라서 욱식을 하면 체내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노폐물로 쌓이게 된다. 더구나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식이섬유가 없기 때문에 제대로 배설되지 않고 장에 쌓여 부패하게 된다. 결국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육류 음식을 섭취하면 위장과 대장에 열독(熱毒)이 쌓이게 돼 잇몸이 들뜨게 된다.

또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은 화학 치약으로 양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 화학 치약은 세탁 세제처럼 석유에서 물질을 추출하여 만든 계면활성제로 그 근본 성질이 불이다. 따라서 양치 후 충분히 입안을 헹구지 않으면 화학 독소가 위장에 흡수되어 열독을 발생시키게 된다.

정연우 | 禹向생활단방요법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