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경(內經)』에서 말하기를 “방광자주부지관(膀胱者州部之官)이요 진액장언(津液藏焉)”이라고 했다.

즉, 방광의 위치가 하복부의 가장 아래에 있기 때문에 변방의 고을 원님 격으로 비유한 것이다.

또한 “기화즉 능출의(氣化則 能出矣)”라고 했다.

이것을 오늘날의 개념으로 해석하면 소변을 저장하거나 배출하는 것은 방광이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괄약근과 이뇨근 또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상호 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본 경락은 방광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그 흐름이나 효용 면에서 보자면 오장육부의 진단과 치료에 긴요하다.

방광경은 안쪽 눈자위에서 시작하여 두부(頭部)의 정중앙선 양쪽과 척추의 양쪽을 각기 두 줄기씩 흐르고 있다.

그런 다음 다리의 뒤쪽 정중앙선을 거쳐 발뒤꿈치 바깥쪽을 따라 새끼발가락의 바깥 끝 지점에 이른다.

방광경은 족소음신경(足少陰腎經)의 양경(陽經)으로서 북방한수(北方寒水)에 해당되므로 소변 관계가 주증이 되지만, 병정(病情)으로는 한랭한 증세가 많이 수반된다.

족소양담경은 머리에서 발까지 거의 대부분 인체의 측면을 타고 흐르고 있다.

전통의학에서는 소양경을 반표반리(半表半裏)나 한열왕래(寒熱往來)와 결부시키는 한편, 감정과 의지를 비롯한 정신계를 주관하는 것으로도 본다.

『소문(素問)』에 이르기를 “담자(膽者) 중정지관(中正之官)이요 결단출언(決斷出焉)”이라고 했다.

즉, 우리 마음속에 곧고 바른 담기(膽氣)가 언행과 행동을 바로잡고 결단력과 과감성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생리적으로는 담즙이 약알칼리성이므로 산성인 위액을 중화시키고, 체내의 각종 내용물이 부패되는 것을 방지하는 작용도 한다.

또한 췌장에서 분비하는 각종 소화효소가 원활하게 작용하도록 돕고, 귀나 머릿속에 있는 평형 장치가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담경으로 치료되는 병증으로는 운동신경장애인 중풍, 반신불수, 인체 측면에서 발생하는 편두통, 겨드랑이의 임파선염, 근막염 등이 있다.

특히 감정이나 의지와 관계되는 신경쇠약, 히스테리, 간질, 불면증에도 중요한 경락으로 응용된다.

족소양담경이 실(實)하면 발이나 다리에서 냉기가 올라오고, 허(虛)하면 앉았다가 일어나지를 못하게 된다.

맹명호 | 한국국제침구사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