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이란 간 세포 내에 지방질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간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간의 경우에는 3~5퍼센트 정도의 지방이 있는데, 간에서 지방이 대사되지 않아 이보다 많은 지방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지방간이라고 한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했듯이 지방간이 되었다고 해도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고, 외관상으로도 건강해 보인다. 자각 증상으로는 피로감과 전신 권태감 등이 대표적이다. 아침이면 시원하게 일어나지 못하고 마냥 자고만 싶거나, 점심을 먹고 나면 대책 없이 졸음이 쏟아지거나, 충분히 쉬어도 피곤함이 없어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릇된 생활과 화학적 처치로 간에 지방과 화학 독소의 축적이 가중되면 점차 전신 권태감, 오른쪽 상복부 통증, 메스꺼움,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담즙이 대사되지 않아 눈이나 얼굴에 황달이 나타나고, 신장에서 정화된 피가 간으로 대사되지 않아 혈변으로 나오게 된다.

나아가 간에서의 지방 분해 기능이 저하됨으로써 피가 탁해지고, 체지방이 늘어나게 된다. 그 결과 고지혈증, 고혈압, 심부전증, 동맥경화, 비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또 간에 지방질이 과다하게 축적되면 혈액의 유입이 어려워져 문맥(門脈)의 압력이 증가하고, 복수·정맥류·간성혼수·혈소판 감소 등이 유발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릇된 생활과 화학적 처치가 계속되면 간이 굳어져 간부전증,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방간은 크게 과음으로 인한 알코올성 지방간과 화학 약물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화학주를 많이 마심으로써 간에서 지방 합성이 촉진되고,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다. 화학주를 마시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져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나 화학 약의 섭취로 지방 대사가 원활하지 못하여 에너지 대사를 총괄하는 간에 중성지방이 쌓인 경우다.

특히 각종 연구 결과 밝혀졌듯이 부신피질호르몬제와 스테로이드제, 여성 호르몬제 등 화학 약은 간을 손상시킬 위험이 크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간이 기혈 소통과 호르몬의 대사를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하는 소설기관(疎泄器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학 호르몬제가 투여되면 간의 호르몬 대사 작용이교란되기 마련이다.

더구나 화학 약의 화학 독소가 간에 쌓여 간이 손상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또 육류 음식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육류 음식은 본래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먹을거리란 점에서 소화기관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지방을 분해시키는 기관인 간에 과도하게 지방이 쌓이게 된다.

지방간은 간비습담증(肝脾濕痰證), 간울비허증(肝鬱脾虛證), 기체어혈증(氣滯瘀血證)으로 변증(辨證)하여 치료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간비습담증 : 급격하게 몸이 불어나면서 몸이 무겁고, 대변이 굳어 시원하게 나가지 않는다. 혀는 연한 어두운 색이고, 설태(舌苔)는 기름때가 낀 것 같다. 맥은 침(枕)하거나 침활(沈滑)하다.

2. 간울비허증 : 무럭감이 심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숨이 차 움직이면 가빼진다. 또 얼굴과 손발이 붓고, 명치 밑이 무직하며, 대변이 붉다. 혀는 담홍(淡紅)하고, 설태는 회면서 엷다. 맥은 침약(沈弱)하다.

3. 기체어혈증 : 옆구리 아픔이 심하고, 명치 밑이 무직하며, 맥이 없다. 복벽과 하정맥이 노장되며, 손바닥에 홍반(紅斑)이 있다. 얼굴색은 어둡고, 대변은 시원하게 나가지 않으며, 오줌색이 누렇다. 혀는 자암색(紫暗色)이고, 때로 어혈 반점이 있다. 맥은 현삽(弦澁)하다.

전통의학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