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이란 눈앞이 아찔하면서 어지러운 증상을 말한다. 크게 기립성 현기증과 현훈증 두 가지로 나눈다. 기립성 현기증은 빈혈로 인해 멀쩡한 사람이 앉았다가 일어날 때 핑하고 어지러운 증상이다.

이런 기립성 현기증은 주로 뇌에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여 나타난다. 반면 낮이고 밤이고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 이상 어지럼증이 생긴다면 빈혈이 아니라 현훈증(眩暈症)이라고 봐야 한다.

현(眩)은 눈앞이 아찔해지는 자각 증상을 가리키고, 훈(暈)은 머리가 빙빙 돌아가는 듯하는 자각 증상을 가리킨다.

어지럼증이 회전성이냐 비회전성이냐를 따지는 것은 그 원인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회전성인 경우는 일종의 중풍인 뇌간 장애, 머리나 목을 다쳐서 나타나는 외상 후유증, 우울증과 공포증 같은 정신신경과적 질환, 갱년기증후군, 자율신경실조증 등에 의해 생긴다.

반면 회전성인 경우는 일종의 평형기능의 장애에 의해 나타난다. 따라서 현훈증이 있으면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도 어렵고, 외출 시에는 차를 탈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전통의학에서는 현훈증이 담음(痰飮), 화열(火熱), 기허(氣虛), 혈허(血虛), 노화 고혈압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 중 담음으로 인해 생기는 현훈증을 담훈(痰暈)이라고 한다. 담훈은 풍담(風痰)이나 화담(火痰)으로 인해 야기된 것이다. 풍담은 풍증(風證)과 관련된 담이 간경(肝經)에 몰린 것을 말한다. 화담은 번열(煩熱)이 몹시 나서 담이 말라 뭉친 것이다. 담훈이 있으면 눈앞에 꽃잎이나 별 같은 것이 어른거리면서 어지럽고, 어깨와 등이 몹시 땅긴다. 또 자주 매스껍고, 구역질이 나며, 눈이 빠질 듯이 아프면서 이명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통의학에서 말하는 담(痰)은 비생리적인 체액으로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각종 만성질환을 유발한다. 오늘날의 개념으로 본다면 육식이나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생활로 인해 체내에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이 쌓인 경우다.

특히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면 체내에 화학 독소가 축적되어 피가 탁혈(濁血)과 독혈(毒血)로 오염되게 된다. 이들 어혈은 뇌의 혈행을 방해하므로 뇌에 산소와 영양이 잘 공급되지 않아 심한 어지럼증이 생긴다.

어지럼증 치료는 간양상승증(肝陽上昇證), 습담증(濕痰證), 어혈증(瘀血證), 심비허증(心脾虛證), 신허증(腎虛證)으로 변증(辨證)하여 치료한다.

① 간양상승증 : 어지럼증이 비교적 심하고, 심한 두통이 있으며, 쉽게 노한다. 눈이 붉고, 가슴이 답답하며, 입이 마른다. 혀는 붉고, 설태(舌苔)가 누렇고, 맥이 현삭(弦數)하다. 이 변증형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에서 자주 볼 수 있다.

② 습담증 : 심한 어지럼증과 머리 무거움이 있고, 속이 메스꺼우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또 식욕이 없고, 명치 밑이 그득하며, 몸이 무겁다.

③ 어혈증 : 머리 어지러움과 두통, 건망증, 가슴 두근거림이 있다. 얼굴색과 입술은 청자색을 띠고 어혈반(瘀血斑)이 있다. 맥은 현삽(弦澁)하다.

④ 심비허증 : 어지럼증이 움직이면 더 심해지고, 피곤하면 발작한다. 또 무력감, 숨참, 식욕부진, 복창(腹脹), 수족 냉증. 안면 창백, 가슴 두근거림, 손발 저림 등이 있다. 혀는 붓고, 이빨 자국이 있다. 설태는 두텁고, 맥은 세약(細弱)하다.

⑤ 신허증 : 어지러움과 기억력 감퇴, 이명, 수족냉증, 허리 시큰거림, 유정(遺精), 권태감 등이 있다. 혀는 붉고, 설태는 옅다. 맥은 침세(沈細)하거나, 세삭(細數)하다. 이 변증형은 뇌동맥경화, 저혈압,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다.

전통의학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