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산불여인산(天算不如人算)’이란 말이 있다. ‘하늘의 계산은 인간의 계산과 다르다.’는 뜻이다.

『역경 (易經)』에도 비인(匪人)이란 말이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화산(火山)이 폭발하고, 태풍이 불고, 지진이 나고, 해일이 넘치고, 토네이도가 불어 한 도시를 쓸어버리고, 벼락이 떨어져 건물이 초토화되고, 폭우가 쏟아져 산을 무너뜨리고 하는 일이 어디 인간이 하는 일인가? 천지(天地)의 입장에서 당연히 처리해야 할 부분이 있고, 당연히 소통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 보니 그러한 현상을 발현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천지(天地)를 바라보니 두렵고, 슬프고, 억울할 뿐이다. 그래서 수많은 성현(聖賢)들께서 『역경』을 공부하라고 하신 것이다.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지나치면 코로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현상이 발현되기 이전에는 반드시 조짐과 징조가 먼저 일어난다. 한 여인이 아이를 낳기 전에도 입덧이 있고, 배가 부른 듯 마는 듯하는 조짐이 있다가 배가 불러오고, 마지막에 아이가 나오는 현상이 발현된다. 갑자기 아이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과거 메르스와 사스라는 조짐을 겪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라고 하는 사태가 나타났다. 여기에 인류가 탐욕과 어리석음, 전쟁, 경악할 혹세무민의 종교 행위를 가중한다면 경악할 괴질(怪疾)이 발현될 것이다.

인연 닿는 독자들만이라도 아주 작은 공적인 마음이라도 내었으면 한다. 하나의 작은 세균이 한 사람에게 감염되어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전파되어 공포에 떨게 하듯이 천지(天地)는 반드시 음양(陰陽)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위대한 서원(誓願)을 세워 좋은 마음과 기운을 주위에 감염시켜 나간다면 인류는 이 시대에 반드시 거듭나게 될 것이다.

침구요법

코로나는 한사(寒邪)로 생긴 증상이니 침구로 발산시키면 쉽게 해결된다.

풍지·풍부·풍문·폐유·외관·천돌 혈에 은침이나 놋침을 하고, 열을 가열하면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진다. 여기저기 수십 군데 찌를 필요도 없다. 핵심과 비급(祕笈)을 밝히니 각자의 실력과 합친다면 모두 지상 명의가 될 것이다.

기타 약침으로 ‘황련해독탕’을 증류 추출하여 고열이 날 때 견정·곡지·폐유·내정에 각 1cc~2cc 주입하면 화학 항생제나 해열제보다 10배는 더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다.

더 간단하고 위대한 비급이 있다면 후학과 인류를 위해 밝혀 주었으면 한다.

후기

본지가 이번 호로 긴 여정을 잠시 멈추게 되었다. 모든 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인데, 막상 오늘을 맞으니 지난 17년이라는 세월이 마치 어제 일처럼 스쳐간다. 처음 김석봉 발행인과 김성식 선생과 셋이서 도원결의(桃園結義)처럼 잡지 발행을 의기투합했던 때가 선하다. 먼저 타계(他界)하신 김성식 선생의 노고와 큰 뜻을 잊을 수 없다. 오늘 이 마무리를 천상(天上)에서나마 격려와 기쁨으로 함께하리라 확신한다.

본지가 전통의학을 담는 그릇이 되고, 필자 또한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천금과도 같은 가전비방과 경험방을 아낌없이 공개해 주신 전통의학 고수와 위대한 영혼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그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그 대승적 마음들이 미래세에서 멋진 인과로 솟아나기를 기원한다.

지난 17년 동안 매월 <정통침구학강좌>를 연재해 온 여정을 생각하면 회한 (懷恨)과 아쉬움이 진하게 밀려온다. 미처 밝히지 못했던 부분과 의학의 진의(眞意), 필자의 넋두리를 담아 <의수행(醫修行)>이라는 제목으로 대미(大尾)를 갖출까 한다. 그동안 인연이 닿았던 독자들께 큰절을 올리며, 후학들의 끝없는 정진을 당부드린다.

민용기 | 瞿聃醫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