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친 어혈을 풀고 근골을 강화하는 게 치료의 핵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 자료를 보면 허리 염좌(捻挫)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4년 212만6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205만3천명에서 3.5퍼센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발목 염좌는 180만5천 명에서 186만4천 명, 손목 염좌는 135만3천 명에서 139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 가운데 허리 염좌는 40∼50대가 총 86만5천 명으로 전체의 40.7퍼센트를 차지했고, 발목 염좌는 10대가 30.1퍼센트로 가장 많았다.

염좌란 외부에서 가해지는 과도한 충격에 의해 관절을 지지해 주는 인대가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진 것을 말한다. 근육이 찢어진 경우도염좌라고 한다. 이를흔히 삐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해부학적으로는 연부조직이 끊어지지않는 상태다. 인대나 근육이 일부가 아닌 전체가 끊어지는 경우는 파열이라고 일컫는다.

허리나무릎, 발목, 손목과 같이 일정 방향으로만 가동성을 지닌 관절에 일어나기 쉽다.손상 정도에 따라 크게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 섬유의 파열 없이 섬유 주위 조직의 손상만이 있는 경우다. 2도 염좌는 인대의 부분 파열이 일어난 경우이고, 3도 염좌는 인대의 완전 파열로연결 상태가 단절된 경우다.

염좌의 주된 증상은 통증과 부기다. 가벼운 경우는 통증과 부기가 심하지 않아바로 걸을 수도 있다. 심하면 걷기가 힘들고, 어혈이 뭉쳐환부가 퍼렇게 멍이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 부위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나 느낌이 있다. 때로는 관절 인대가 끊어지거나 연골이 손상되기도 하고, 관절낭이 터지면서 피가 나기도 한다.

염좌의 원인은 크게 내적인 원인과 외적인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내적인 원인으로는 육류 음식과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을 위주로 한 서구식의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꼽을 수 있다. 이런 비자연적인 식생활을 하면 불순한 음식의 용해물과 화학 독소가 체내에 축적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피가 탁혈(濁血)과 독혈(毒血)로 오염되고, 이 탁혈과 독혈이관절에 뭉치면서 관절은 물론, 관절을 지지해 주는 주위 근육과 인대가 무력하게된다. 그 결과 앉아다가 일어서거나, 무거운 것을 들면 관절이 삐끗하는 일이 생기게 된다. 허리나 골반의 만성적인 염좌가 여기에 해당한다.

염좌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내적인 원인은 화학 약이다. 특히 스타틴 계열의콜레스테롤 저하제는 근육을 약화시킬위험이 크다.

미국 노스 텍사스 재향군인 메디컬센터의 이샤크 만시 박사가 2014년 12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내과학> 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현역 군인과 재향군인 1만4천 명을 대상으로 스타틴 복용과 근육골격계 부상 사이의 연관성을분석한 결과 스타틴을 복용하는 그룹이복용하지 않는 그룹에 비해 근골격계 부상 발생률이 평균 17퍼센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염좌의 외적인 원인은 부상이다. 염좌와 관련된 부상은 운동을 하다가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등산이나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발을 헛딛거나 미끄러져 관절이 겹질리는경우가 많다. 부상으로 인해 염좌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손목과 발목이다.

쓸개의 기능이 약하거나 절제 수술로 쓸개를 제거한 경우에도 염좌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예로부터 줏대가 없는 사람을“쓸개 빠진 사람”이라고 했듯이, 쓸개는 저울추와 같이 인체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균형을 잡아 주는역할을 한다.

쓸개의 경락이 음(陰)과 양(陽)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인체의 측면을 타고 흐르는 것을 보더라도 그 기능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쓸기의 기능이 약하면 균형 감각이 떨어져 쉽게 넘어져 손목이나 발목을 겹질리게 된다.

염좌가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는 응급처치로 냉찜질을 하면 출혈이 멈춰부종과 통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냉찜질은 짧게 반복적으로 하는 게 효과적이다. 10분 정도 냉찜질을 한 후에는 치자를 분말할 것과 밀가루를 함께 물로 반죽하여 환부에 바르고 천으로 감싸 든다. 그리고 하룻밤 지나면 멍든 피들이 퍼렇게 빠져 나오고,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된다.

생지황을 짓찧어 치자분말과 반죽하여 붙여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그 이후엔 환부를 따뜻하게 찜질해 주어 혈류량을 증가시키면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킬 수 있다.

김석봉 | 동양자연의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