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갈된 음을 보하고, 허열을 없애는 게 치료의 핵심

일반적으로 사람은 하루에 600?700mℓ의 땀을 흘린다. 땀은 피지와 함께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체온을 조절한다. 또한 체내에 있는 불순물과 사기(邪氣)를 몸 밖으로 내보낸다.

따라서 적절하게 땀을 흘리면 피부가 윤택해지고, 질병이 예방된다. 이밖에도 땀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습기를 주어 수족의 움직임을 용이하게 한다. 사람이 힘을 쓰려고 할 때 손바닥에 침을 뱉는 것은 그러한 생리적 본능의 표현이다.

땀은 분비 직후에는 약한 산성이지만, 분비가 많아지면서 알칼리성으로 변하여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저하된다. 구성 성분은 99퍼센트가 물이고, 나머지는 염분·칼륨·질소 함유물·젖산·요소등이다. 소금 이외에는 매우 적은 양이므로 묽게 탄 소금물이라고 볼 수 있다.

소금 농도는 묽을 때는 0.4퍼센트이고, 진할 때는 1퍼센트까지 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릴 때는 물과 함께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탈수증을 막을 수 있다.

땀의 이상에 의한 질환에는 분비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다한증(多汗症),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無汗症), 땀에 노랑·빨강·녹색·파랑·검정 등의 빛깔을 띠는 색한증(色汗症), 땀에서 유난히 냄새가 나는 취한증(臭汗症), 땀에 피가 섞이는 혈한증(血汗症) 등이 있다.

부위별로는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는 두한(頭汗), 가슴에서 땀이 많이 나는 심한(心汗),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나는 액한(腋汗), 손발에서 땀이 많이 나는 수족한(手足汗), 사타구니에서 땀이 많이 나는 음한(陰汗)이 있다.

다한증은 땀이 나는 때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세분한다. 낮에 식은땀이 많이 나는 증상은 땀이 저절로 나온다고 하여 자한(自汗)이라고 한다. 이런 증상은 폐 기운이 약하고, 인체의 체표를 보호하는 위기(衛氣)가 약해져 땀구멍을 여닫는 작용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나타난다.

따라서 자한은 기허(氣虛)가 원인이므로 보양조위(補陽調胃)가 치료의 원칙이다. 반면 밤에 잘 때 베개나 요를 흥건히 적시는 땀은 도한(盜汗)이라고 한다. 보통 잠이 들고 나면 머리나 등에서 약간 땀이 나는 것은 정상이지만,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심하게 나면 병이라고 봐야 한다.

도한은 일단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끔히 멈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음허(陰虛)로 인해 잠자는 중에 허화(虛火)가 생겨 땀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한에는 음(陰)을 보(補)하고, 화(火)를 끌어 내리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반면에 낮이건 밤이건 수시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는 대개 기(氣)와 혈(血)이 모두 부족하기 때문으로 기와 혈을 동시에 보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도한증은 지나친 노동과 정신적 활동으로 인해 진액과 호르몬이 과다하게 소모되었을 때 많이 발생한다. 또 신경쇠약, 혈액 부족, 자위행위로 인한 호르몬 부족, 폐결핵, 갑상선 질환이 있을 때도 발생한다.

특히 과도하게 성행위를 하면 신장의 원기(元氣)까지 쇠약해져서 도한증의 주된 원인이 되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절제 수술이나 화학 약의 복용도 원기를 쇠약하게 하므로 가능한 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의 섭취도 체내에 화학 독소를 축적시켜 원기를 손상시키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

예로부터 땀은 피의 여분이라고 했다. 따라서 지나치게 땀을 흘리는 것은 인체의 진액을 고갈시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본 원인이 된 잘못된 생활을 금하는 게 필요하다. 만약 질병으로 기혈이 쇠진해진 경우는 이에 대한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도한증으로 땀을 많이 흘리면 먼저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탈수증으로 기력이 쇠약해져 땀을 많이 흘리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차로는 황정차를 자주 마시면 좋다. 황정은 '평보음양(平補陰陽)'이라 하여 음(陰)과 양(陽)을 동시에 보하는 효능을 가진 약재다.

황기와 맥문동을 함께 끓인 황기맥문동차도 도한증 치료에 좋은 차다. 황기는 기(氣)를 보하는 효능이 있고, 맥문동은 음을 보하는 효능이 있는 약재다. 또한 이 차는 폐가 약한 것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폐질환이 있는 사람이 마셔도 좋다.

이밖에 인삼백복령차도 도한증 치료에 좋은 차다. 인삼과 백복령은 기를 보하는 대표적인 약재로서 쇠약해진 기를 보하여 땀이 과도하게 흐르는 것을 막아 준다.

김석봉 | 동양자연의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