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에 차 있는 적취 푸는 게 치료의 핵심

맹장(盲腸)은 파충류 이상의 고등동물에 존재하는 장기다. 달리 막창자라고도 한다. 조류에는 1쌍이 있고, 꿩류는 더욱 발달해 있다. 말, 토끼, 여우원숭이 등의 초식동물은 맹장이 길고, 정제된 음식을 먹는 사람은 맹장의 길이가 5~6센티미터로 아주 짧다.

사람의 맹장은 오른쪽 하복부의 회장(回腸) 개구부 아래에 있다. 달리 설명하면 소장의 말단부에서 대장으로 이행하는 접경 지점에 위치해 있다. 맹장의 한쪽 끝에는 가늘고 긴 주머니같이 생긴 벌레 모양의 충수돌기가 달려 있다.

맹장은 하나의 소화관으로서 음식을 용해(溶解)시키는 힘이 아주 강해 위장과 소장에서 소화시키지 못한 음식물을 용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섭취한 음식의 영양분을 마지막까지 알뜰하게 챙겨 흡수한다. 그리고 영양의 흡수가 끝난 찌꺼기들을 발효시켜 대장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한다.

또한 맹장은 세균들을 막아 내는 항체를 만들어 냄으로써 인체의 면역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유아기에 있어서는 세균이 대장 내에 자리 잡는 것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이들 박테리아가 만들어 내는 물질들이나 몸 안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효소들, 혹은 어릴 적 섭취하는 여러 가지 음식물에 대하여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미국 듀크 대학 의과대학 외과전문의 빌 파커 박사에 따르면, 맹장은 인체에 필요한 박테리아를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한다. 즉, 대장의 소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갖가지 박테리아들이 이질 등의 질환으로 죽거나, 심한 설사에 휩쓸려 체외로 방출되었을 때 이 박테리아들을 배양하여 보충해 주는 곳이 맹장이라고 한다.

파커 박사는 맹장이 대장이 시작되는 입구 바로 밑에 막힌 주머니처럼 달려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맹장에 달려 있는 가늘고 긴 주머니 같은 충수가 세균을 가두어 배양하는 역할을 한다.

양방에서는 맹장염이 생기면 절제 수술을 통해 맹장을 제거해 버린다. 뿐만 아니라 맹장염의 예방을 위해 어릴 때부터 잘라 없애거나, 제왕절개 수술 중에라도 없애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맹장의 기능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맹장은 인체의 중요한 대사 기관이라 제거해 버리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장암 등의 발병률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맹장은 계란껍질이나 굴껍질이나 철(鐵)에 가까운 모래인 산골까지 녹일 만큼 소화력이 강한 기관이긴 하나 몇 가지 용해시키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돌과 사람의 머리카락, 손톱, 발톱이다. 이렇게 맹장이 용해시키지 못하는 물질이 맹장에 쌓이면 맹장염이 생기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충수돌기염이라고도 한다.

맹장염은 만성과 급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만성 맹장염은 오른쪽 아랫배가 살살 아픈 게 지속되는 경우다. 복부를 눌렀다가 뗄 때 통증이 있고, 걷거나 웃을 때 배가 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메스꺼움이나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 맹장염은 오른쪽 아랫배가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아픈데, 방치했다가는 염증이 터져 패혈증으로 24시간 안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맹장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배변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와 채소 위주의 음식들을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장운동이 활발하게 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반면, 폭식이나 과식을 피하고, 식이섬유가 없는 육류 음식의 섭취를 금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맹장염이 생기면 양방 병원에 가서 맹장을 잘라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체를 손상시키는 위험이나 맹장이 없음으로써 생기는 인체의 이상을 감수할 필요 없이, 또 회복기까지의 고생과 고가의 비용을 치러야 할 필요 없이 맹장염은 약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김석봉 | 동양자연의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