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향토명의를 발굴 취재하던 중 2000년 7월에 서울 영등포에서 방대문(취재 당시 82세) 옹을 취재한 적이 있다. 방대문 옹은 도인양생술로 중풍, 고혈압, 당뇨병, 불면증 등으로 고쳐주는 명의로 이름이 높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중풍 등 난치병을 고치는 데 있어 방대문 옹이 사용하는 기구는 손과 옷솔, 빗 등 간단한 것들이었다. 병을 고치려면 각종 호화스러운 기계를 동원해야 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현실에서 이러 간단한 치료 도구는 의외이면서도 초라하기조차 하였다.

하지만 방대문 옹은 갖가지 으리으리한 검사 기계 내지는 치료 기계를 필요로 하는 것은 그만큼 의자(醫者) 스스로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니 혜안으로 병을 통찰하지 못하고 도식적으로 기계에 의존하여 병을 판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반대로 기계에 의존하여 병을 판단하다 보니 스스로 무한한 혜안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게 능력의 전부인 양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의술 이론이 난해한 것도 그만큼 병을 치료하는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나온 현상이라고 한다. 병을 치료하는 원리를 간단명료하게 모르다 보니 현상에만 매달려 구구절절 장황하게 설명해야 할 부분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기계와 이론이 발달된 의학의 파생물로 인식되고 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한다.

당시 방대문 옹은 탈모증을 2가지 방법을 활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고 하였다. 첫째는 외치법(外治法)으로 머리 전체를 빗으로 꾹꾹 눌러가며 빗질하기를 하루에 30분 이상 하라고 하였다. 빗으로 빗기 어려우면 옷솔 등으로 머리 전체를 탁탁 두드리길 하루에 30분 이상 하라고 하였다.

그러면 머리 전체에 혈행 순환이 원활해져 정체되었던 어혈이 풀리고, 영양이 원활하게 공급되어 발모(發毛)가 되기 마련이가고 한다. 이 방법은 비단 탈모증뿐만 아니라, 중풍마비, 구안와사, 두통, 정신착란, 이명증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이러한 병증은 결국 머리에 어혈과 독소가 정체되어 생기는 현상이라 이를 풀어주면 해결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머리 전체를 자극하는 방법은 몇 군데 요혈(要穴)에만 침을 놓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며, 정성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탈모증 해결을 위한 두 번째 방법은 내치법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방법이다. 방대문 옹은 오늘날의 많은 사람들은 바쁜 일상에 쫓겨 화(火)가 많다고 하였다. 그로 인해 인체 오장육부가 지나치게 혹사당해 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의 병들이 창궐하고 있다고 하였다. 탈모증 또한 마음이 조급하다 보니 인체의 진액이 과도하게 소모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탈모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액을 보충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지닌 약재를 쓰면 된다고 한다. 그러면 머리카락에 영양분이 공급되어 발모되기 마련이라고 한다.

이는 마치 가뭄으로 말라 갈라진 대지에 물을 공급하는 것과 같고, 그 결과 모든 생물들이 다시금 자라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런 이치를 모르고 있으니 이론만 구구해지고, 병은 병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대문 옹의 설명은 참으로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 있다고 하겠다. 즉 오늘날의 세상은 서구의 화학 문명의 침투로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 물질이 만연해 있다. 이 화학 물질은 석유에서 그 원료를 추출하는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그 성질이 불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세상은 화기(火氣)가 극성한 세상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로 인해 각종 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하겠다.

방대문 옹이 설명한 탈모증 처방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석봉 | 동양자연의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