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 기관지염 · 폐렴의 발생기전

폐가 상할 경우 천식 · 기관지염 · 폐렴은 일련의 순환 흐름을 보이며 나타날 개연성이 많은 질환이다. 즉 폐에 사기(邪氣)가 침범할 경우 이를 신속히 배출하기 위해 생리작용상 기침을 하게 되는데, 폐에 사기가 점점 고착화되어 많은 기침을 하다 보면 마찰압력에 의해 기관지 근육이 충혈되고 상하는 일이 나타나게 된다.

이렇게 기관지마저 상하게 되면 더욱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 생리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잦은 기침으로 폐에 침습한 사기를 흩뜨림에도 불구하고, 폐를 상하게 하는 원인이 지속되면 결국은 폐와 기관지가 기침으로 인해 심한 손상을 입는 일이 생기게 된다. 즉 기침의 심한 마찰력에 의해 폐의 조직이 손상되고, 기관지의 근육이 탄력을 잃어 두꺼워지는 일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때는 생명력이 약화된 폐와 기관지를 세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점액질 호르몬이 분비되는 새로운 생리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이때에도 폐를 상하게 하는 원인이 지속되면, 더욱 많은 점액질 호르몬이 분비되는 바람에 폐와 기관지에 점액질이 쌓이는 일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국 폐기공과 기도가 협착되어 호흡곤란과 쌕쌕거리는 숨소리, 그리고 발작적인 기침이 일어나는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폐렴과 기관지염이란 발전된 병적 현상도 나타나게 된다.

천식 특효약 이청고와 무엿

여기서 폐를 상하게 하는 사기와 병의 원인이란 대기상의 중금속독, 흡연으로 인한 독성물질, 찬바람의 냉독, 면역력의 약화로 인한 세균 감염이다.

따라서 폐와 기관지의 병을 치유하고 나아가서는 천식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병의 원인을 피하면서 해독 · 보음 · 거담의 치료 방법을 써야 한다. 즉 해독제로 각종 독성물질을 해독하고, 보음제로서 지나친 기침으로 인한 발열현상을 누그러뜨리고, 거담제로서 폐기공과 기도를 협착하고 있는 점액질을 청소해 내야 한다.

이런 작용에 특효가 있는 민간 의약으로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청고(梨淸膏)'이고, 다른 하나는 무엿이다.

'이청고'는 필자가 민속 의약을 수집하는 작업을 하며 5년 전에 어느 집안에서 비방약으로 내려오던 것을 채록한 것이고, 무엿은 민속의학자인 인산 김일훈(1909~1992) 선생이 <신약본초>란 저서를 통해 소개한 것이다.

특히 '이청고'는 그간 필자가 여러 사람에게 소개한 바 10여 년간 천식증상에 시달리던 사람이 1달도 안돼 완쾌되고, 목을 혹사하여 변성이 된 사람이 수일 내에 치유되는 등 많은 효과가 있었다.

'이청고'는 배 · 도라지 · 무 등 10여 가지의 거담제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약재를 잘 손질한 후, 물을 충분히 붓고 12시간 이상 충분히 달인다. 그리고 이것을 식힌 다음, 여기에 엿기름을 넣어 12시간 가량 삭힌다. 그런 후 약재는 짜서 버리고, 여기에 흑설탕을 넣고 다시 12시간 가량 졸이면 마치 말랑말랑한 고약과 같이 된다.

이것을 찻숟갈로 하나씩 모과나 생강차에 타서 자주 마시는데, 오래된 중증의 호흡기 관련 질환이라도 신속히 치유할 수 있다. 또한 건강한 사람이라도 상복하면 기관지 보호와 감기 예방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

만약 편도선염이 있으면 죽염을 수시로 물고 있다 삼키는 걸 겸하고, 아주 중한 호흡기 질환이라면 '절채보폐탕'을 겸한다. 그러면 모두 빠른 시일 내에 완치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엿은 무 · 마늘 · 생강 · 백개자(볶아서 쓴다) · 살구씨(볶아서 쓴다) · 공사인(볶아서 쓴다) · 산조인(검게 볶아서 쓴다)으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물을 충분히 붓고 12시간 이상 충분히 삶는다. 그리고 이것을 식힌 다음, 여기에 엿기름을 넣어 12시간 가량 삭힌다. 그런 후 약재는 짜서 버리고, 그 물을 다시 12시간 가량 졸이면 마치 엿과 같이 된다. 이것을 찻숟갈로 하나씩 모과나 생강차에 타서 수시로 마신다.

처방 약재의 약성

참고로 위의 처방에 쓰인 약재의 약성을 살펴보면, 호흡기 관련 질환에 뛰어나 효과를 낼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들 약재는 전래적으로 민가에서 해수·천식·기관지염·폐렴 치료에 즐겨 사용해 왔던 것들이다.

배는 폐열을 식혀주고 폐에 찼던 객담을 삭혀 주는 효능이 뛰어나 예전부터 민간에서 해수·천식의 특효약으로 즐겨 사용해 왔다. 또 각종 소화효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중금속과 니코틴을 해독시키는 효능도 뛰어나다.

배를 이용한 민간요법을 보면 기침이 심할 때는 배즙에 생강즙과 꿀을 넣어 마시기도 했고, 담이 성하고 숨이 찬 데는 배즙과 무즙을 혼합하여 여기에 약간의 생강즙을 타서 마시기도 했다. 또 어린이 백일해에는 배를 그대로 불 속에 파묻어 과육이 물렁할 때 꺼내어 즙을 내어 먹이기도 했다.

또 배에 대한 문헌적 설명을 찾아보면, <본초강목>은 "배는 열이 뭉친 걸 풀어주고, 마음의 산란함을 없애 준다. 갈증을 해소해 주고, 주독을 풀어준다"고 하였다. 또 <본초비요>는 "배는 폐를 윤택하게 하고, 심장을 상쾌하게 한다. 담을 없애고, 화를 내린다"고 하였다.

한편 도라지는 진해 거담의 효능이 있는 사포닌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약재이다. 이 도라지의 진해 거담 약효는 어느 식물보다 몇 배 뛰어나다고 한다. 한방에서도 길경이란 약명으로 진해 거담 약으로 주로 쓰고 있고, 양약의 진해 거담제 역시 어느 것이나 도라지에서 성분을 추출하여 만들고 있지 않는 게 없다.

도라지에 대한 문헌적 설명을 살펴보면, <본초강목>은 "도라지는 천식을 다스리고, 모든 기를 내린다. 인후통과 가슴이 답답한 것을 풀어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본초비요>는 "모든 담과 천식을 다스린다. 폐농양과 마른 기침을 해소해주고, 피를 좋게 한다"고 하였다.

또 도라지에 대한 민간요법을 보면 편도선염이 있으면 도라지에 살구씨와 감초를 넣어 달여 먹었고, 목에 담이 심하면 도라지를 아이 오줌에 달여 먹었다. 또 심한 기침에는 도라지에 마른 생강과 율무을 같이 가루를 내어 먹었고, 소아의 기침에는 도라지를 달여 한 숟갈씩 수시로 먹였다.

이처럼 배와 도라지는 폐열을 식혀 주는 청열제로서, 또 기관지와 폐에 찼던 객담을 없애주는 거담제로서 효능을 인정받아 왔다. 따라서 이들 약을 주장약으로 한 '이청고'는 기관지와 폐의 흐름을 시원스럽게 하고,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과내기에 충분하다고 하겠다.

김석봉 | 동양자연의학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