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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서늘해지는 가을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 만성 기관지염이 도져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관지염은 말 그대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기관지는 기관의 말단에서 오른쪽과 왼쪽 주 기관지로 분지한 다음 각각의 주 기관지가 나뭇가지 모양으로 폐엽 기관지, 구역 기관지, 아구역 기관지, 소기관지, 세기관지로 갈라져 폐와 목구멍 사이를 잇는 공기 통로다.
전통의학에서는 기관지염을 해수(咳嗽)와 효증(哮症), 천증(喘症)이라 하여 그 개념을 명확히 하였다. 해수는 기침을 뜻하는 해(咳)와 가래를 뜻하는 수(嗽)가 합쳐진 것이다. 또 효증은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나면서 숨이 찬 것이고, 천증은 숨이 가쁜 것을 말한다. 이를 합쳐 효천(哮喘)이라고 한다. 또 천증은 달리 천식이라고도 한다.
해수와 천식은 각각 그 증상과 원인이 다르다. 즉, 해(咳)는 기침을 하지만 가래가 없다. 이는 폐기(肺氣)가 상하여 기(氣)가 발작적으로 발산되는 현상이다. 반면 수(嗽)는 가래가 나오지만, 기침이 없다. 이는 비장(脾臟)의 불순한 습(濕)이 폐로 올라와 차면서 발생한다. 또 과도하게 흥분해서 간에 열이 차거나, 신장의 기능이 떨어질 때도 생긴다. 천식은 숨을 헐떡거리며 급히 몰아쉬는 증상이다. 주된 원인은 폐에 열이 찼기 때문이다. 폐 기능이 떨어지거나, 심장의 열이 폐로 밀려들어올 때 생긴다. 천식이 발작하면 얼굴이 창백해지고, 입술이 자줏빛으로 변하며, 식은땀이 난다. 발작은 밤에 갑자기 일어나고, 흉부에 압박감을 느낀다. 심할 때는 누워 있지 못하고 앉아서 호흡을 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전통의학에는 질병을 차료 치료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만성 해수 천식의 차료방으로는 귤차(橘茶), 차엽단(茶葉蛋), 천패내복차, 밀단차, 지해차 등이 있다. 이것을 꾸준히 마시면 예방과 치료에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처방에 쓰인 약재의 가짓수가 적고, 양이 많지 않아 가벼운 해수 병증에 쓰기 적합하다.
∥ 귤차
재료 : 찻잎 2그램, 귤껍질 2그램
제법 : 찻잎과 귤껍질에 끓는 물을 부어 10분간 우려낸다.
복용법 : 매일 한 첩씩 두 번 우려서 식후에 따뜻할 때 마신다.
해설 : 찻잎에는 사열(邪熱)이 폐에 쌓여 진액이 말라 생긴 열담(熱痰)을 치료하는 청열화담(淸熱化痰),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消炎) 효능이 있다. 따라서 사열이 폐에 쌓여 진액이 말라 생긴 열담을 없애고, 폐의 염증을 가라앉히며, 가래가 끓는 해수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귤피는 맛이 맵고, 냄새가 향기롭다. 기(氣), 담(痰), 식(食), 습(濕) 등의 병사(病邪)가 중완(中脘)에 쌓였을 때 위기(胃氣)를 고르게 하는 화위리기(和胃理氣) 효능이 크다. 또 뭉친 것을 풀어주고. 담을 삭혀내는 개울화담(開鬱化痰) 효능이 크다.
∥ 차엽단
재료 : 녹차(되도록이면 용정차가 좋다) 15그램, 달걀 2개
제법 : 달걀을 깨끗이 씻어 찻잎과 함께 가마솥에 넣고 물 두 사발을 부은 다음 삶는다. 달걀이 다 익으면 껍질을 벗겨 버리고 계속 끓여 물을 다 졸인 다음 달걀을 먹는다.
복용법 : 매일 한 번씩 공복에 먹는다. 복용 중에는 설고 차고 비리고 기름진 음식은 피해야 한다.
해설 : 폐음(肺陰)이 부족하면 폐를 마르게 하는 성질이 있는 기운이 형벌처럼 뒤따른다. 이로 인해 기침을 하고, 목이 마르며, 숨이 촉박하게 된다.
차엽단은 폐의 작용을 강화시켜 주면서 진액을 채워 주는 보폐윤폐(補肺潤肺) 효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폐기를 돋우고, 폐가 건조한 상태를 윤택케 하여 폐기가 아래로 내려가는 기능을 회복시켜 준다. 이는 병의 본(本)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재료 중 찻잎은 폐의 열기를 식히고, 그 열로 인해 생긴 담과 가래를 제거하는 청폐화담(淸肺化痰) 작용을 한다. 또 비장의 불순한 수습(水濕)을 소변으로 나가게 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이는 병의 표(標)를 치료하는 처방이다.
차료방에서는 만성 기관지염과 해수, 효천을 치료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차엽단을 만들어 냈다. 민간에서 전해 내려오는 것 중에는 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처방이 많은데, 차엽단이 그 좋은 사례다.
■ 자료 제공 | 한국전통차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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