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화학 해열제나 얼음찜질로 발열을 없애는 것은 위험하다
사람의 심장을 뜨겁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여름철 더위다. 날씨가 더워지면 심장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뜨거워지면 심장이 빨리 뛰게 된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열대야 현상으로 인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바로 더위로 인해 심장이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여름철 더위는 사람의 간도 뜨겁게 한다. 간이 뜨거워지면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고, 난폭해진다. 예를 들면 사람들끼리 다툼이 있을 때 다른 계절이었으면 당연히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여름철에는 욕하고 싸우게 된다. 여름철에 이렇게 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화를 내는 정도를 측정해서 날씨와 함께 발표하는데, 바로 불쾌지수라는 것이다.
여름철 더위는 간과 심장뿐만 아니라 혈액도 뜨겁게 만든다. 여름철에 더위로 인해 혈액이 뜨거워지면 그 열기는 당연히 인체의 외부로 나오게 되는데, 여름철에는 밖의 기온이 너무 높으므로 체온이 외부로 잘 나가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이때 땀구멍이 열리면서 땀이 나고, 땀이 휘발하면서 상승된 외부 체온을 신속하게 식혀 준다는 것이다. 마치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나올 때 미지근한 물로 찜질을 해 주면 인체 외부의 열기가 밖으로 잘 빠져 나가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러나 땡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었다면, 인체 내부의 온도가 더욱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아무리 땀이 휘발하면서 외부 체온을 식혀 준다고 하여도 내부 체온의 급격한 상승을 막지 못하게 된다.
내부 체온이 상승하여 심장이 너무 뜨거워지면 심장 박동이 아주 빨라지다가 더 이상 뛰지 않는 심장마비 상태가 되어 기절하게 된다. 또 여름철의 더위 자체가 뇌를 뜨겁게 만들고, 더위로 뜨거워진 오장육부의 열기가 위로 올라가 뇌를 뜨겁게 만들어 사람을 혼수상태로 빠지게 하기도 한다. 이것을 일사병 또는 열사병이라고 부른다.
02 발열은 체내의 열기를 해소하려는 인체의 자구 노력이다
더위로 인해 상승된 외부 체온은 인체 내부의 열기를 밖으로 신속하게 내보내려고 하는 인체의 자구 노력이다. 이것은 두렵고 무서운 증상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밖으로 잘 나가게 해 주어야 할 바람직한 증상이다. 따라서 더위로 발생한 상승된 체온을 내려 주려고 얼음찜질을 해 주거나 화학 해열제를 복용케 해서는 안 된다. 또 에어컨으로 냉방이 된 실내 온도가 매우 낮은 곳으로 환자를 옮겨서도 안 된다. 섭씨 40도를 넘는 고열이 밖으로 잘 나가게 해 주려면 얼음찜질이나 냉방보다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따뜻한 물로 찜질을 해 주거나, 환자의 체온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나무 밑 그늘 정도의 서늘한 곳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그래야 발열이 더욱 잘 되어 인체의 내부 온도가 낮아진다. 만약 얼음으로 찜질을 하거나, 냉방이 심한 곳으로 옮기면 전신의 피부에 있는 땀구멍이 닫히게 된다. 이로 인해 땀이 전혀 나오지 않게 되면서 밖으로 잘 빠져나오던 열기가 나오지 못하게 되어 오장육부는 더욱 뜨거워지고 뇌도 뜨거워진다. 이로 인해 일사병과 열사병의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간혹 정상 체온보다 오히려 낮은 일사병 또는 열사병 환자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매우 위중한 증상이다. 고열을 보이는 일사병과 열사병 환자보다 오히려 저체온증을 보이는 사람이 위중하다는 것은 발열 현상이 현재 앓고 있는 질병을 낫게 하려고 하는 인체의 자구 노력이며, 몸의 이상을 치유하려는 인체의 대단히 바람직한 생리작용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는 예이다. 발열은 화학 해열제나 얼음찜질로 없애야 할 위험한 증상이 아니라, 인체 내부의 열기를 식히려는 인체의 자구 노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 임교환 | 약학박사
임교환 박사는 서양의 인공 화학적 의론에 입각한 약학을 전공한 약사이면서 서양 의학의 이론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하며 평생 자연의학 외길을 고집해 오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지금까지 자연의학에 관련된 5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자연 약초를 이용한 각종 제품을 연구 개발하기도 하였다. 임 박사는 서양 의학이 만성병에 대해 속수무책인 것을 통탄하다가, 부항 ㆍ 뜸 ㆍ 침 ㆍ 자연 약재와 같은 전통의학적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면서 그 효과도 탁월하다는 것을 알고 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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