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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 대해 『내경(內經)』 <영란비전론(靈蘭秘典論)>은 “상전지관(相傅之官)으로 재상과 같이 치절출언(治節出焉)한다.”고 했다. 폐는 심군화(心君火)의 신하로서 우주의 셀 수 없는 별처럼 많은 폐포(肺胞)를 가지고 있어서 단위 면적당 많은 산소를 짧은 시간에 흡입할 수 있다. 또 폐는 하늘의 화개성(華蓋星)으로 오장육부를 지붕처럼 덮고 보호하는 장부다. 오행으로는 금(金)이고, 육경(六經)으로는 태음습토(太陰濕土)다. 외강내유(外剛內柔)로 원형리정(元亨利貞)의 정금(精金)과 같아서 가을의 풍요로움을 말한다. 가을의 결실이 있으니 재물이 생기고, 곧 다가올 한수(寒水) 겨울의 불안함도 아울러 갖고 있다. 그리하여 폐가 비우(悲憂)를 주관한다고 한 것이다.
지구가 태극체(太極體)로 토(土)라고 한다면 천기(天氣)인 우주는 폐(肺)와 같고, 육기(六氣)의 총사로 같은 상(象)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폐는 인체의 기(氣)를 운영하는 화개(華蓋)이므로 전신의 무기력증에 선주기(先調氣) 후조혈(後調血) 원칙에 의거 폐를 먼저 보(補)해야 한다. 또한 기능적으로는 폐와 같은 호흡을 하는 피부를 윤택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따라서 폐의 모든 병은 맥회혈(脈會穴)인 폐경(肺經)의 태연(太淵)으로 치료할 수 있다.
폐는 하늘처럼 변화가 많아 병도 쉽게 걸리고 치료도 잘 되므로 교장(嬌藏)이라고도 한다. 폐 질환은 상초(上焦)를 전체적으로 다스려야 하므로 폐금(肺金)의 화혈(火穴)인 어제 혈의 운용이 중요하다. 욕심으로 인한 목생화(木生火)의 사열(邪熱)을 화생토(火生土)로 내리고 금생수(金生水)로 수렴하여 가을의 하늘처럼 폐를 청아하게 보호해야 한다.
폐포는 상피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내부에는 항상 습기가 가득 차 있다. 따라서 폐경(肺經)의 쇄골천하(鎖骨天下)를 운문(雲門) 혈이라 한 것이다. 폐는 건조한 것을 가장 싫어하는데, 이는 대기 중의 습도가 떨어져 건조주의보가 발생하면 화재의 위험이 있는 것과 같다. 피부가 건조하면 폐가 열조(熱燥)한 것이고, 심열(心熱)이 과다한 것이다. 즉,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사막화 현상과 같은 것이다.
코는 오행상 체(體)로는 중앙토(中央土)이나, 용(用)으로는 폐금(肺金)에 속하므로 모든 비병(鼻病)에는 일단 폐를 다스려야 한다. 체(體)로는 비위토(脾胃土)로 조절하고, 허냉(虛冷)에는 대장(大腸)의 양명경(陽明經)과 위경(胃經)을 치료해야 함은 물론, 면부(面部)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족삼리(足三里)와 합곡(合谷)으로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본치병(本治病)에 좌간우폐(左肝右肺)라 했다. 간은 혈(血)이고, 폐는 기(氣)다. 이런 좌혈우기론(左血右氣論)에 의거하여 오른쪽에 병이 있는 기병(氣病)은 폐보법(肺補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소아마비, 기허증(氣虛症)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
수태음폐경은 자월(子月) 동지 긴긴 밤이니 다기소혈(多氣少血)하다. 본기(本氣)가 태음습토(太陰濕土)이므로 풍부한 마음과 하늘처럼 여유롭고 큰 덕을 갖고 있다. 태양(太陽)은 인월(寅月)로 양생천한(陽生天寒) 다혈소기(多血少氣)하다. 노음(老陰)인 태음은 겨울의 긴 밤이니 천(天)의 슬픔과 진뢰(震雷)가 나오고, 성(聲)이 하늘의 진노(震怒)로 나오므로 폐에서 소리가 나온다고 한 것이다.
태음의 태과(太過)로 인한 병은 표리(表裏)가 되는 대장과 위의 양명조금(陽明燥金)으로 조절한다. 또 소음의 군화(君火)로 제어하여 용금(用金)으로 만들며, 상화(相火)로 음양의 변화를 조화롭게 할 수 있다. 발생학적으로는 대장이 먼저이나, 후천의 우선적인 장부는 폐이므로 금목(金木)이 생성지종시(生成之終始)로 경락이 폐경에서 먼저 시작되는 것이다.
피부는 폐와 같이 호흡을 하고 천기(天氣)와 직접 접촉하므로 폐에 속한다. 피부에서 땀이 나는 것은 눈, 즉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이치와 같다. 이를 금생수(金生水)라고 한다. 폐경의 극혈인 공최(孔最) 혈은 문자 그대로 구멍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따라서 항문과 입은 물론, 구규와 모세혈관부터 모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체의 혈과 구멍을 열어 준다. 특히 기절이나 변비 등 급성이든 만성이든 모든 막히는 병을 치료하는 데 최고의 효과가 있는 혈이다.
소상(少商) 혈은 세상을 움직이는 사회이다. 물물교환으로 세상이 돌아가니 상금(商金)으로 물질을 금생수로 만들어 전신을 운영하고 교환하여 살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코가 기의 재물인 자존심이 되고, 중앙토(中央土)로 가장 중심이 되므로 폐와 같이 표현한 것이다.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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