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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문침법을 구사하려면 먼저 기문둔갑을 알아야 한다. 기문둔갑은 다른 여타 술법과는 다르게 우도법(右道法)과 좌도법(左道法)으로 나뉘어 발전했다. 좌도법은 학문적인 추단법을 연구하는 것이고, 우도법은 신비의 술법을 위주로 주문이나 행공(行功)으로 수행 정진하는 비법이다.
그리고 좌도 중 기문침법을 사용하려면 먼저 만세력을 보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정수기(正受奇)를 찾을 수 있고, 육의삼기(六儀三奇)를 포국할 수 있다. 그런 후 시간에 따른 팔문(八門)과 배속된 혈을 찾아서 자침하는 술법이 기문침법이다.
기문침법은 간단하게 천봉구성법으로 시침(施鍼) 시간을 정하는 9성(星) 중 의사성인 천심성(天心星)이 닿는 시간에 치료를 하는 법이 있다. 이에 대해선 3월호에 이미 설명했다. 침법 중 가장 신묘한 기문침법인 시가기문침법(時家奇門法)을 사용하는 법이 있다.
기문침법은 연국(煉局)의 시가기문을 쓴다. 한국의 홍국기문(洪局奇門)은 화기팔문으로 일주(日柱)를 기준으로 하여 오자원법(五子元法)을 사용하여 팔문(八門)을 포국(布局)하고 천인지(天人地) 삼재(三才) 합발의 시공착종(時空錯綜)으로 응기를 추단한다. 병방론(丙方論)의 질병편 기문침은 고전의 영구팔법이나 생기복덕법, 수화기제법(水火旣濟法)과는 또 다른 신묘함이 있다.
필자가 기문침을 사용했었다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난 것은 약 15년 전이었다. 최근엔 청주에서 침을 가르치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자신도 기문침을 쓰는 사람을 보았다고 한다. 이렇게 강호(江湖)에는 비전(秘傳)으로 기문침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단편적으로 어느 시간에 기경팔혈(奇經八穴)을 쓰냐 하는 정도로만 기문침을 사용하고 있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 침을 놓고 운기(運氣)를 할 수 있어야 진정 기문침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또한 기문침을 사용할 때 기문길격(奇門吉格)과 직사궁(直使宮), 동궁(同宮)하면 더욱 좋은 효과가 있다.
아직은 이른 감이 있으나, 기문침법의 흥미를 위해 먼저 실전 체험을 올리고자 한다. 기문침법을 운용할 때는 기문 포국을 각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구급병일 경우에는 병이 발생한 날로 하고, 오래된 병일 경우에는 문병(問病) 일을 기준으로 한다. 전신의 만성병일 경우에는 생년월일을 포국(布局)하고 치료한다.
◎ 팔문(八門)과 팔혈(八穴)
60대 여자로 급체를 한 뒤였다. 2019년 4월 16일 계미일(癸未日) 미시(未時) 체병(滯病) 기문침 곡우(穀雨) 상원(上元) 오양둔(五陽遁)
◎ 팔문(八門)과 팔혈(八穴)
먼저 직사(直使) 혈이 계미일 미시로 손궁(巽宮)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읍(臨泣) 혈에 자침한다. 체병은 상문(傷門)에 해당하므로 조해(照海) 혈에 추가로 자침하고, 마지막으로 생문(生門) 혈의 열결(列缺) 혈에 자침했다. 그리고 마무리로 용두에 손을 가볍게 올려놓고 기문침의 기운을 더하는 운기 발공(發功)하면서 오기조원법(五氣朝元法)을 암송했다.
◎ 오기조원법
천화지화(天火地火)
삼매직화(三昧直火)
침천천개(鍼天天開)
침지지열(鍼地地裂)
침혼혼멸(鍼魂魂滅)
침인인구(鍼人人救)
침두여지(鍼頭如芝)
기기여수(其氣如輸)
상모태극(上模太極)
급여율령(急如律令)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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