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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경(太陰經)에는 수태음폐경(水太陰肺經)과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이 있다. 태음의 성질은 밤이 가장 긴 동짓달로 습(濕)하다. 태양의 길이가 짧아서 소혈다기(小血多氣)로 비(脾)는 소혈(小血)이고, 폐는 다기(多氣)다.
태음습토(太陰濕土)의 태음은 표기(表氣)이고, 습토는 본기(本氣)다. 중기(中氣)는 양명조금(陽明燥金)이 되어 표리상으로 태음을 조절한다. 운기(運氣)의 주기로 보면 태음습토는 늦여름의 장마철에 해당된다. 음의 기운이 상승한 소음군화에서 대기의 수분이 가득하고, 화(火)와 수(水)가 결합되어 옆으로 최대한 확장된 기운이다. 인신에서는 비장(脾臟)이 그와 같은 역할을 한다. 비장이 습토의 기운을 가지는 것은 여름철 대기 중에 습토의 기운이 없으면 만물이 곡식을 형성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비위위후천지본(脾胃爲後天之本) 기혈생화지원(氣血生化之源)이라고 했다.
전통의학의 원전(元典)인『황제내경(黃帝內經)』을 보면 “비위자(脾胃者) 창름지관(倉廩之官) 오미출언(五味出焉) 곡기통어비(穀氣通於脾) 안곡자창(安穀者昌) 절곡자망(絶穀者亡)”이라고 했다. 즉, 습토인 땅은 근원적으로 수 ㆍ 목 ㆍ 화 ㆍ 금의 기운이 조화를 이룬다. 수가 굳어져 형태를 이룬 것이 목이다. 또 목이 화를 만나 형태를 바꾸고 굳어진 것이 토이다. 하늘에서는 수와 화가 만나 기(氣)를 만들고, 기가 뭉쳐 구름과 같은 것이 습이고, 비로 내리면 수가 된다.
인신에서는 진액(津液)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 습(濕)이므로 인신은 습토가 아니 것이 없다. 위토(胃土)가 밭과 같다면 비토(脾土)는 논과 같다. 비위의 토(土)가 외부로부터 음식을 받아들이고 변화시켜 전신을 만들고 운영한다.
이와 관련해『소문(素問)』의 <태음양명편>에는 “비여위(脾與胃) 이막상연이(以膜相連耳)” 라고 했다. 또『난경(難經)』에는 “위자비지부야(胃者脾之府也)라고 했다. 특히 비장은 내부 소화를 담당하여 비주운화(脾主運化)와 비통혈(脾統血), 비주기육(脾主肌肉), 비주사말(脾主四末), 기화재순(其華在脣) 등의 생리기능을 담당한다.
수태음(手太陰) 폐는 하늘의 습토와 같다. 족태음(足太陰) 비는 땅의 물과 같다. 따라서 폐는 운문에서 만든 비와 같은 진액을 전신으로 보내고, 비는 전신에 퍼진 진액을 운화시킨다. 수태음 폐가 횡격막(橫隔膜) 아래에 있는 대장과 같은 수(手)로 되는 까닭은 대장이 폐와 기운으로 합이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심장과 소장도 합이 되어 횡격막 아래의 소장 역시 수(手)가 된다.
비의 운화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영양물질을 흡수해서 각 장기와 조직에게 공급하는 기능이다. 또 다른 하나는 폐와 신(腎), 삼초(三焦), 방광과 함께 신체의 체액을 잘 운행되게 하면서 배설까지 담당하는 수분대사의 역할을 한다. 임파순환계의 주된 임무도 비장이 담당한다.
수태음 폐는 그러한 비습의 기능에 기(氣)로서 선도적 역할을 한다. 또 에너지를 공급하며, 추동과 온난, 방어, 고섭(固攝), 기화를 주관한다. 인신의 약 70퍼센트가 수분이고, 인신 경락의 기(氣)도 진액을 따라 운행되므로 영기와 위기가 인신 생명 유지의 관건이 된다.
태음의 기관은 개,합,추 가운데 개(開)다. 양의 기운은 태양으로 출입하고, 음의 기운은 태음으로 출입하여 진액이 양으로 기화되고, 양의 기는 다시 태음으로 들어와 진액이 된다. 따라서 몸에 열이 생겼을 때 태양경으로 기화되어 외부로는 땀이 나고, 내부에서는 태음경으로 설사가 나가게 된다.
인신의 병적 변화는 기(氣)와 혈(血), 정(精), 진액으로 먼저 나타난다. 따라서 태음습(太陰濕)과 양명조(陽明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침도(鍼道)의 올바른 치료 방법이다.
폐의 병증을 변증함에 있어 한증(寒症)의 풍한속폐(風寒束肺)는 폐위표한증(肺衛表寒證)이다. 증상은 해수(咳嗽)와 묽은 담(痰)을 뱉어 낸다. 또 풍열범폐(風熱犯肺)는 외감풍열(外感風熱)과 사범폐위(邪犯肺衛)로 기침과 호흡이 거칠게 나온다. 또 화열은 사열온폐(邪熱蘊肺)와 폐실청숙(肺失淸肅)으로 기천(氣喘)과 담(痰), 콧물 증상을 보인다. 아울러 담열옹폐(痰熱壅肺)와 담온조폐(痰溫阻肺), 조사상폐(燥邪傷肺), 폐실통조(肺失通調 )등의 증상을 보인다.
비(脾)의 변증은 비기허(脾氣虛)와 비양허(脾陽虛), 중기하함(中氣下陷), 비불통혈(脾不統血), 한습곤비(寒濕困脾), 습열상비(濕熱傷脾), 비위허한(脾胃虛寒), 비위수종(脾胃水腫)이다. 주로 비의 운화기능이 무력해져 수습(水濕)이 정체하는 병증이 발생한다.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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