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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연결된 수삼음경(手三陰經)의 하나인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은 정신 작용(精神作用)을 담당하는 무형유명(無形有名)의 장부다. 즉, 겉으로는 존재하지 않고, 기능적으로만 존재한다. 예컨대 UN이 특정한 국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세계를 움직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과 같다. 세계의 모든 분쟁이나 불화 등을 UN에서 조정하고 중재를 한다. 이러한 역할처럼 인신의 정신과 육체 사이의 모든 부조화를 심포(心包)가 조절한다.
수궐음심포경은 오행(五行)상으로는 상화(相火)이고, 육경(六經)으로는 궐음풍목(厥陰風木)이다. 간(肝)의 혈이 소양(少陽)의 상화 작용으로 기화됨으로써 혈액순환과 전신의 신진대사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정신의 심(心) 군화(君伙)에 의해 상화의 심포가 실행되면서 몸 전체가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모두 9개의 혈이 있다. 경맥의 순환은 흉중에서 시작해 심포에 속하고, 횡경막을 지나 삼초에 속한다. 그리고 두 개의 지맥으로 갈라져 팔을 중심으로 유주하여 손가락 끝에서 끝난다.
심포를 달리 표현하면 생리해부학적으로 심장의 자동 박동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심장만큼은 끊임없이 박동해야 하는데, 심포의 궐음은 스스로가 그렇게 생(生)하려고 하는 풍목(風木)의 자연 발생적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심장과 심포는 영원히 움직이고 작동하려고 한다. 우리의 마음이 끊임없이 욕심을 발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다만 그것이 소양으로 발하고, 상화로 폭급해지면 각종 병이 된다.
심포의 또 다른 특징을 보면 심장의 외적(外的) 기능으로 정신 작용과 정보 조절 능력을 갖고 있다. 즉, 심(心)의 부속 기관과 같다. 또 심장의 신(神)이 용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말은 한 나라의 정보를 담당하는 비밀 기관처럼 심포는 기능적인 경락(經絡)이다. 이러한 무형체의 정보 비밀 기관을 움직이는 곳의 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또 예산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듯이 심포의 기능은 불가사의(不可思議)다. 천(天)의 기(氣)는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는 것이다.
사람의 정신세계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인체 내에도 그러한 정보 처리 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심포다. 사람에게 뇌에 충격이 가해져도 심장이 계속해서 뛰는 것은 심포가 살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쓰러져도 숨이 끊어지지 않도록 조물주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머리가 하나의 심포요, 마음이 또 하나의 심포요, 그리고 우리의 욕심덩어리인 육체가 또 하나의 심포라 할 수 있다. 이런 원리에 따라 심포가 인체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여 생리학적으로 내분비를 조절한다. 그리고 삼초(三焦)는 그 정보에 의해 물질대사를 총괄한다. 이런 이치에 따라 정신과 물질이 균형을 이루었을 때 건강이 유지된다. 결국 인체는 에너지인 삼초를 다스리고 운영하여 살아간다. 그러므로 소음(少陰) 군화에서 상화를 운용함은 경락으로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상화가 곧 경락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운기학에서는 주기의 3기에 객기를 올려놓고 주객 가림을 하는 것이라 했다. 특히 명상적으로 풀이하면 미개운화(未開蓮花)라고도 한다. 아직 피어나지 않은 정신세계라는 의미다. 지혜(智慧)이며 명명(命名), 기록, 등불, 학(學), 소유욕이다. 또 뇌로 조절하지 못하는 심장(心臟)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지성적인 활동의 근본(根本)이자 기억(記憶) 작용을 주관하여 정신을 운용한다. 그런 의미에서 심포경의 노궁 혈은 정신 피로를 해소하는 데 특효 혈이다. 심포에서 자신감과 궐음에서 욕심의 자기애가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수궐음심포경에 병이 생기면 손바닥이 달아오르고, 팔에 경련이 일어난다. 또 겨드랑이가 붓고, 가슴과 옆구리가 아프면서 그득한 감이 나타난다. 아울러 심계항진(心悸亢進)과 얼굴이 붉어지고, 눈이 노랗게 되면서 까닭 없이 웃는 등 정신장애 증상을 보인다.
수궐음심포경으로 치료하는 병증은 의식불명과 치매증, 건망증, 히스테리, 불면증, 졸도, 두통, 가스중독, 현기증, 맹증(盲症), 언어장애, 소화불량, 트림, 수포성 피부병, 방귀, 식욕부진, 빈뇨, 설사, 누정(漏精), 출혈, 편고 마비 등 다양하다. 끝으로 옛 고전에 수록된 수궐음심포경의 경혈가(經穴歌)를 독자들과 함께 암송해 본다.
구혈심포수궐음(九穴心包手厥陰),
천지천천곡택심(天池天泉曲澤尋)
극문간사내관대(郄門間使內關對),
대릉노궁중충침(大陵勞宮中衝侵)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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