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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經絡)은 온몸의 기혈(氣血)이 통하는 통로다. 또 체표 근처로 흐르고, 오장육부와 연결되어 있다. 이를 세분해서 보면 경(經)은 수직으로 흐르는 기혈의 통로이고, 락(絡)은 수평으로 흐르는 기혈의 통로다. 경맥은 온몸을 하나의 유기적 전일체로 연결해 주는 작용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몸 안과 바깥 사이의 연계가 이뤄진다. 따라서 내장에 생긴 병이 몸 표면에 반영되고, 몸 표면에 병인(病因)이 작용하면 내장에도 병이 생긴다. 경락의 3대 작용은 기혈을 운행시키고, 자극을 전도하며, 병리 변화를 반영한다.
경락은 크게 12경맥과 기경팔맥(奇經八脈)으로 나뉜다. 그리고 다시 경(經)과 락(絡)으로 분류된다. 경(經)은 12경락과 수족(手足)의 삼음삼양(三陰三陽), 그리고 기경팔맥이 있다. 또한 락(絡)은 사지 말단의 정경에서 갈라져 장부 경락의 표리 관계를 형성하는 십오락맥(十五絡脈), 경맥에서 나오는 분지(分枝)인 낙맥(絡脈), 낙맥보다 더 가는 경맥분지인 손락, 체표에 분산되는 경맥의 말단 분지인 부락(浮絡)으로 나뉜다. 그리고 여기에 연계된 조직과 기관은 다시 내부의 육장육부와 외부
의 12경근(十二經筋), 12피부(十二皮膚)로 되어 있다.
12경별(經別)은 달리 별행정경(別行正經)이라고도 한다. 전통의학의 원전(原典)인『황제내경(黃帝內徑)』의 <영추 경별편(經別篇)>을 보면 족태양의 정경은 갈라져 위중 혈로 들어가고, 또 다른 지맥은 둔부 아래 5촌 부위의 승부 혈에 이르러 항문으로 들어가 방광에 속한다. 그리고 신장으로 가서 퍼지고, 척추를 따라 올라가 심장에 경기가 퍼진다. 이어 다시 직행하는 지맥은 척추에서 목으로 올라가 족태양방광경에 속하는데, 이를 일경(一經)이라고 한다.
또 족소음신의 경별은 오금의 위중 혈에서 태양경과 만난 후 위로 올라가 신장에 도달한다. 그리고 다시 십사추(十四椎) 부위에서 나와 대맥과 연계된다. 직행하는 지맥은 설본(舌本)까지 올라가 뒷목으로 나와 족태양방광경과 만난다. 이것이 일합(一合)이다. 아울러 제음(諸陰)의 별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별행정경(別行正經)이다.
족소양담경의 정경은 비곡을 순환하고 생식기 음모 부위로 들어가 생식기를 한 바퀴 도는 족궐음간경과 합쳐진다. 또 다른 한 지맥은 계협부 사이로 들어가 가슴 속의 담경과 이어지고, 간의 사이로 퍼진다. 또한 위로 심장을 뚫고 인후로 올라가 턱으로 나온 다음 얼굴로 퍼졌다가 눈으로 연계된다. 그리고 족궐음간경의 정경은 발등에서 갈라져 올라가 음모 부위에서 소양경과 만난다. 소양과 함께 유주하는데, 이것이 이합(二合)이다.
족양명위경의 정경은 위로 고관절 부위에서 복부 속으로 들어가 위장에 속하고 비장에서 흩어진다. 계속해서 위로 올라가 심장을 통하고, 목구멍을 따라 올라가 입을 통과하여 콧등을 따라 상행한 후 눈으로 이어진다.
족태음비경의 정경은 고관절 부위로 올라가 족양명위경과 합해져 위경에서 갈라진 정경과 함께 순행하여 목구멍 부위로 이어진 뒤 다시 혀를 관통한다. 이를 삼합(三合)이라고 한다.
수태양(手太陽)의 경별은 어깨에서 갈라져 겨드랑이 아래로 내려와 심으로 들어가 소장으로 이어진다. 수소음심경의 정경은 별도로 연액 혈 부위에서 양근지간 사이로 들어가서 심으로 이어지고, 후롱을 따라 올라가 얼굴로 나온다. 그리고 눈 안쪽에서 합해지는데, 이것이 사합(四合)이다.
수소양삼초경의 정경은 정수리에서 갈라져 결분으로 들어가 아래의 삼초로 주행하여 흉중에서 퍼진다. 수궐음심경의 경별은 연액 혈 3치 부위에서 별도로 갈라져 가슴으로 들어가 삼초(三焦)로 이어진다. 다시 후롱을 따라 올라가 귀의 뒤로 나와 수소양삼초경의 완골에서 합해지는데, 이것을 오합(五合)이라고 한다.
수양명대장경의 경별은 손에서 가슴과 유부 사이로 올라간 후, 견우 혈 부위에서 갈라져 쇄골로 들어간다. 여기서 대장으로 퍼지고, 다시 위로 올라가 폐로 이어진다. 그리고 후롱을 따라 올라가 결분으로 나와서 수양명대장경과 합쳐진다.
수태음폐경의 경별은 손을 따라 올라가 연액 혈 부위에서 수소음심경의 앞쪽으로 갈라져 폐로 들어가 대장으로 이어진다. 또한 견우 혈 부위에서 별도로 갈라져 쇄골로 들어가고 결분에서 올라가 목구멍에서 양명경과 만난다. 이것을 육합(六合)이라고 한다.
양경의 경별은 양경의 본경(本經)으로 되돌아간다. 심오락맥은 사지의 천부(淺部)에서 장부와 표리를 이루고, 십이경별은 몸의 심부에서 장부와 표리를 이룬다.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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