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기계의 마지막 관문인 코는 폐계(肺系)로 오행상(五行上) 체(體)로는 중앙토(中央土)이나, 용(用)으로는 폐금(肺金)에 속해 있다. 따라서 모든 비병(鼻病)은 일단 폐를 다스려야 하고, 체(體)로는 비위토(脾胃土)로 조절해야 한다. 허냉(虛冷)에는 대장의 양명경(陽明經)과 위경(胃經)을 치료(治療)함은 물론, 면부(面部)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족삼리(足三里)와 합곡(合谷)으로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폐는 제일 중요한 호흡(呼吸)을 주관한다. 호흡에는 내호흡(內呼吸)과 외호흡(外呼吸), 세포호흡(細胞呼吸), 그리고 중간호흡(中間呼吸) 등이 있다. 특히 내호흡은 혈액 내에 산소를 공급하여 세포에까지 전달하고, 인체 중의 가장 많은 산소를 소비하는 간과 뇌를 개선시킨다. 또 기타 내부 장기(臟器)에 생기(生氣)를 공급하여 생명을 유지하는 근간(根幹)이 된다. 따라서 폐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장생(長生)의 비결이 된다.
본치병(本治病)에 좌간우폐(左肝右肺)라 함은 좌혈우기론(左血右氣論)에 의거한다. 신체의 우측 병, 즉 기병(氣病)을 폐 보법(補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소아마비나 기허증(氣虛症) 등에 보기(補氣)를 하면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하늘에 해당하는 폐는 바다인 진액지부(津液之府) 방광으로 금생수(金生水)하고, 전신의 습토(濕土)를 위해 운문(雲門)으로 비를 내린다. 그래서 비위토(脾胃土)에 생명을 주듯이 폐가 전신에 천일생수금생수(天一生水金生水)의 작용으로 태음습토(太陰濕土)를 하고, 이와 함께 경락(經絡)에 종기(宗氣)를 돌려 12經을 유주(流注)시킴으로써 생명을 유지시킨다.
수태음경(手太陰經)은 자월(子月) 동지(冬至)의 긴긴 밤이니 태음으로 다기소혈(多氣少血)한다. 그리고 본기(本氣)가 태음습토(太陰濕土)이므로 풍부한 마음과 하늘처럼 여유가 있고, 큰 덕을 갖고 있다. 『황제내경』이 이르기를 하늘의 덕은 베푸는 것이요. 땅의 덕은 만물을 싣고 길러 내는 것이며, 사람의 덕은 치우침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천일현현(天一玄玄)으로 무극(無極)과 태극(太極)이 나오며, 삼재(三才)의 주인인 사람이 황극(皇極)으로 중재자의 조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태양(太陽)은 인월(寅月)로 지천태(地天泰)하여 양생천한(陽生天寒)하고, 다혈소기(多血少氣)한다. 반면 노음(老陰)인 태음(太陰)은 음으로 겨울의 긴 밤이니 천의 슬픔과 진뇌(震雷)가 나온다. 소리는 하늘의 진노(震怒)로 나오므로 폐에서 소리가 나온다고 한 것이다. 그리하여 기문학에서 금공(金空)은 명(鳴)이라 했다. 하늘의 흰색은 살기이며, 황혼의 서막과 조금(燥金)의 법도(法道)다. 따라서 금기(金氣)의 전쟁이니 경신(庚辛)의 혁명이 있는 기운이라고 했다.
코가 높은 사람은 흔히 자존심이 강하다고 한다. 그것은 하늘과 폐가 같음을 말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높고 큰 것은 우주, 즉 하늘이다. 하늘은 땅을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주의 천기가 땅에서는 음양으로 작용하듯이 폐는 폐엽(肺葉)이 좌우에 두 개가 크게 자리하고 있으며, 결국 인후(咽喉)라는 하나의 통로로 통한다.
또한 폐는 계절상으로 가을에 해당하니 금의 기운으로 재물이 생긴다. 또한 시장에서 물물교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듯이 호흡 작용을 한다. 폐의 글자에도 시장 ‘시(市)’자가 들어가 있고 혈명(穴名)에도 소상(少商)과 같이 장사 ‘상(商)’자가 들어가 있다.
가을에는 자연 만물이 풍성하여 풍년가를 부르고,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 한편으로는 두려운 겨울이 오기도 하니 변혁의 시기다. 그리하여 미토(未土)의 조화에 있어서 감기에 가장 많이 걸리고, 감기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한 것이다. 사시(四時)의 변화 중 가을에서 18일의 진술축미(辰戌丑未) 중화작용(中化作用)에 적응하지 못하면, 끝내 겨울의 삭풍에 마른 가지가 부러지듯이 위험한 지경이 되고 만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상들은 하지 후 경금일(庚金日)에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두어 삼계탕을 최소한 세 번 섭생했다. 삼계탕은 하지 후 천지의 기운을 모두 갖고 있는 삼생만물(三生萬物)로 금화교역(金火交易)의 순리, 즉 다가올 가을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선현(先賢)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명약이다. 다만 과식하면 오히려 복열종(腹熱腫)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김정구 | 동의학회 회장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2. 대한전통의학회 회원에 가입하시면 매월 3째주 토요일에 실시되는 전통의학 학술 세미나에 초대됩니다. 또한 모임을 통해 회원 간 친목 도모 및 전통의학에 대한 토론에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 가입비는 없으며 세미나에 참석시 참가비는 2만원입니다. 회원 가입 및 비방 · 비술 발표 세미나 참가를 원하시면 연구소로 전화(02-888-7780) 주시기 바랍니다.
3. 동양자연의학연구소의 허락없이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편집하여 사용하거나 인쇄물을 만들면 저작권법에 의해 처벌받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