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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공은 각지의 집 주변과 산기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에서 원줄기가 나와서 1미터 내외로 자란다. 뿌리의 윗부분은 무같이 굵고, 아래 방향으로 갈수록 가늘게 자란다. 열매는 자주색이며, 즙액이 있다. 그 안에 검은색 종자가 1개씩 들어 있다.
일반적으로 자리공은 뿌리를 약재로 쓴다. 약재 이름으로 상륙(商陸)이라고 한다.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파서 깨끗이 씻은 다음 햇볕에 말린다. 때로는 썬 것을 천연 식초에 적신 후 볶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과용해서는 안 된다. 중독되면 복용 후 30분 정도 지나면서부터 열이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오심 ㆍ 복통 ㆍ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3시간이 지나면 현기증과 두통 증상을 호소하고, 구토와 헛소리를 하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된다. 대량으로 복용한 경우에는 중추신경 마비와 혈압 강하로 인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독성이 있지만 민간에서는 잎을 데쳐서 먹기도 하고, 뿌리는 신장염 치료와 이뇨제로도 쓴다.
자리공에 대한 최근의 약리 실험 결과를 보면, 중추신경계통에 대하여 흥분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뇨 효과가 뛰어나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세, 수종(水腫), 복부에 물이나 가스가 차서 배가 부르는 증세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향약집성방』에는 “어린이가 몸이 붓고 배가 팽팽하게 불어나면서 숨이 차고 소변이 잘 나가지 않을 때는 택사와 상륙을 같은 양으로 하여 가루 내어 한번에 4그램씩 상백피 달인 물에 타서 마시면 낫는다.”고 하였다. 소변 양이 적고, 몸이 부으면서 허리가 아프며, 혈압이 오르는 만성신장염에는 ‘상륙탕’이 특효다. 악성 종기에는 약재를 가루로 빻아 기름에 개어 붙이거나, 또는 생잎을 짓찧어서 붙인다. 주요 성분으로는 수지와 초석(硝石), 사포닌, 히스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독성을 나타내는 피톨락카톡신을 4~5퍼센트 함유하고 있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약재의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어서 깨끗이 씻어서 쓴다. 껍질을 벗기는 것은 약으로서의 작용이 없기 때문이다. 고전에 의하면 껍질을 벗기고 쓰면 원기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고 하였다.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는 “약재를 하룻밤 또는 3일간 물에 담갔다고 쓴다. 또는 녹두와 함께 찐 다음 녹두는 버리고 잘 말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의문보감』에는 “약재를 검은 콩과 함께 찌거나 콩잎과 섞어서 찐다.”고 기록되어 있다. 검은 콩물에 3번 쪄서 쓰기도 하는데, 검은 콩물로 처리하면 신장을 보하는 효능이 훨씬 좋아지게 된다. 『본초봉원』에는 “검은콩 달인 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말리거나, 식초에 담갔다가 볶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식초로 처리하면 독성이 약해지는 반면, 이뇨 작용이 더욱 세진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경험방에서는 약재를 잘 골라 껍질을 벗긴 다음 깨끗이 씻은 후 잘게 썰어서 말렸다가 그대로 썼다. 또 약재를 쌀 씻은 물에 담갔다가 볶거나, 그냥 누렇게 볶아 썼다. 천연 식초에 담갔다가 볶아 쓰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검은콩이나 감초를 달인 물, 소금물에 담갔다가 쓰기도 한다. 이처럼 보조 약재를 넣고 볶는 경우가 많은데, 고체성 보조 약재와 액체성 보조 약재가 있다. 고체성 보조 약재로는 밀기울, 쌀, 조개껍데기, 곱돌 가루 등이 있다. 이런 약재들로 볶으면 약재의 작용을 변화시킬 수 있고, 열을 고르게 받게 할 수 있다. 액체성 보조 약재로는 술, 식초, 소금물, 젖, 꿀, 기름, 약재를 우려낸 물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비교적 오랜 기간 보관하더라도 벌레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 현대적인 법제법
자리공의 뿌리는 일반적으로 콩, 검은콩, 녹두, 콩잎 등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전통의학에서는 그 같은 법제법을 거의 쓰지 않고 생으로 양을 조절하여 썼다. 아마도 위의 법제들이 효과적이지 못했거나, 생으로 써도 부작용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에 담갔다가 쓰는 것보다 술에 담갔다가 쓰는 것이 더 좋다. 왜냐하면 자리공의 뿌리에 함유된 독성분인 피톨락카톡신이 알코올에 잘 풀리기 때문이다. 대체로 껍질을 벗겨서 물로 깨끗이 씻은 다음 누기(漏氣)를 주어 5~8밀리미터 두께로 잘라 잘 말려서 쓰는 것이 적합할 것으로 사료된다. 약재를 썰기 전에 누기를 주어 부드럽게 하면 오줌을 순조롭게 나가게 하여 부기를 낫게 할 수 있다.
<참조 : 『東藥法製』, 여강출판사>
■ 최영섭 | 한마음약업사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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