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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약 법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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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본, 잘게 썰어 물에 담갔다 말려서 쓴다
■ 최영섭 | 한마음약업사
고본(藁本)은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가 60~80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는데, 그 밑동이 벼가 마른 것과 같다고 하여 볏짚 고(藁), 뿌리 본(本)의 이름이 붙었다. 잎이 어긋나고, 깃털 모양으로 세 번 갈라진다. 뿌리부근의 잎에는 긴 잎자루가 있고, 줄기의 잎에는 잎집이 있다. 8∼9월에 작고 흰 꽃이 겹산형꽃차례로 핀다. 큰 꽃자루는 10개 정도이고, 작은 꽃자루는 20~22개이다. 10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암갈색으로 익는다. 우리나라는 오대산, 설악산, 덕유산, 지리산 등 해발 600미터 이상 되는 고랭지에서 주로 많이 자란다.
고본의 성미는 맛이 맵고, 향기가 매우 강하며, 성질이 따뜻하다. 매운맛의 강력한 발산 작용이 외감성(外感性)으로 인한 두통, 발열, 기침, 가래, 콧물 등을 낫게 한다. 두통 중에서도 정수리의 통증에 효과가 뛰어나다. 또 풍한습(風寒濕)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 사지마비와 관절통에 강활·방풍·위령선과 배합하여 사용하면 좋다. 봄과 가을에 뿌리를 캐서 잘 말려 약재로 사용한다.
고본의 뿌리줄기에는 휘발성 정유(精油)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이 진정, 진통, 해열, 항염증 작용을 한다. 신경성 피부염, 가려움증, 피부의 발진을 없애 주기도 한다. 또 복통과 설사, 산증(疝症)에도 쓴다. 고본에 대한『동의학사전』의 설명을 보면,“약성이 방광경에 작용한다. 풍한(風寒)을 없애고, 통증을 멈추며, 새살을 잘 돋게 한다. 풍한두통, 풍한표증(風寒表證), 치통, 창상(瘡傷), 옴 등에 쓴다. 하루 4~8그램을 달여서 먹는다. 외용약으로 쓸 때에는 짓찧어 붙이거나 달인 물로 씻는다.”고 하였다.
고본은 단단하고 밝은 갈색을 띤 뿌리를 꺾어 보아서 중심부에 황색 점이 있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산에서 채취한 야생이 유통되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재배한 것들이다. 원래 많이 쓰이는 약재가 아니었는데, 사상체질론의 태음인의 약재로 유명해진 뒤 품귀 현상이 일기도 했다.
고본의 배합례를 보면 강활·백지·천궁·창출을 배합하여 외감풍한(外感風寒)으로 인한 정수리 두통을 치료하고, 강활·독활·방풍을 배합하여 외감풍한으로 인한 사지(四肢) 통증과 몸살을 치료한다. 또 방풍과 백질려를 가미하여 풍습(風濕)으로 인한 피부 가려움증을 치료하고, 오수유와 소회향을 배합하여 한습(寒濕)으로 인한 복통 설사를 치료한다.
고본을 활용한 처방으로는‘고본건양단(藁本健陽丹)’이 있다. 이 처방은『동의보감』에 실려 있는 것으로 정혈(精血)이 부족하고 속이 냉해 임신하지 못하는 데. 남자가 신수(腎水) 부족으로 성기능이 약하거나 사정이 잘 되지 않는 데 쓴다. 처방 내용은 구기자·숙지황·산수유 각 120그램, 인삼·파극천 80그램, 토사자·속단·원지·사상자 각 60그램, 백복신·산약·우슬·두충·당귀·육종용·오미자·익지인·녹용 각 40그램이다. 위의 약재를 가루 내어 꿀로 0.3그램 되게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50~70알씩 연한 소금물이나 데운 술로 빈속에 먹은 다음 잠잘 무렵에 다시 한 번 먹는다. 약재 증 속단과 육종용은 술에 담갔다가 쓰고, 원지는 감초로 볶아서 쓴다. 사상자는 볶아서 쓰고, 산약은 술에 담갔다가 쪄서 쓴다. 우슬과 당귀는 술로 씻고, 두충은 술로 씻은 다음 졸인 젖을 발라 볶아서 실을 없애고 쓴다. 익지인은 소금물에 축였다가 볶고, 녹용은 졸인 젖을 발라 구워서 쓴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의방유취』와『향약집성방』은 흙을 잘 털어 수염뿌리를 다듬고, 싹은 떼어 버린다고 했다. 이것들은 약으로 쓰지 않는다.『의방유취』는 물에 담갔다가 쓴다고 했다. 이것은 기름을 약간 제거하여 머리가 아픈 것을 없애기 위함이라고 했다.『동의보감』은 술로 씻는다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일반적으로 흙이나 먼지 등을 잘 털어 버리고 깨끗이 씻어서 누기를 준 다음 잘게 잘라 말려서 썼다. 일부 경험에 의하면 잘게 잘라서 물에 담가서 기름을 뽑아 버리고 쓴다고 하였다. 이때 쌀 씻은 물을 쓰기도 한다고 하였다.
◎ 현대적인 법제법
이 약재의 가공에서 특징적인 것은 여러 문헌에서 물에 담가서 기름기를 뺀 다음 써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 이유는 쿠마린 계통의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로서 가장 합리적인 법제 방법은 먼저 약재를 잘 고르고 물로 씻어서 누기를 주어 3밀리미터 두께로 자른다. 이것을 다시 물에 넣어 씻은 다음 잘 말려서 쓴다.
<참조 :「東藥法製」, 여강출판사>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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