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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려(牡蠣)는 굴 껍질의 생약명이다. 속살은 식용으로 쓰고, 껍질은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려 약재로 쓴다. 맛이 짜고, 성질이 평(平)하다. 약성이 신경(腎經)과 간경(肝經)에 귀경(歸經)한다.
주로 유정(遺精)을 낫게 하고, 설사를 멈추게 하며, 창양(瘡瘍)을 치료하는 작용을 한다. 약리 실험에서 위(胃)의 산도를 적절하게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허(陰虛)로 가슴이 답답하면서 두근거리는 데,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아프고 식은땀이 나는 데 쓰면 효과가 있다. 또 설사와 대하, 연주창(連珠瘡), 학질, 위산과다증, 늑막염 등의 치료에 쓰면 효과가 있다. 창상이 터져 오랫동안 아물지 않는 데도 쓰면 잘 낫는다.
모려를 이용한 치료 방법을 보면 과산성위염을 비롯해 위궤양으로 위액의 산도가 높은 경우, 위 부위가 몹시 아플 경우에는 모려 ㆍ 창출 각 100그램, 박하뇌 0.08그램을 가루 내어 연밀(煉蜜)로 환약을 만든다. 한 번에 4~5그램씩 하루 3번 식후에 복용하면 좋은 효과가 있다.
◎ 문헌으로 본 법제 요령
모려의 법제 방법에 대해『방약합편』등 6종의 의서(醫書)에서는“약재를 잘 골라 불 속에 넣고 흰색 또는 잿빛으로 변할 때까지 달구어서 쓴다.”고 했다. 또 『동의보감』에는 “약재를 불에달구었다가 식초에 넣고 식히는 방법으로 7번 반복해서 쓴다.”고 했다. 또한『의방유취』에서는“약재를 깨끗이 씻어 햇볕에 잘 말린다. 그리고 말린 약재를 술에 일주일 정도 담거나 쌀뜨물에 담갔다가 쓰면 효과가 좋다.”고 했다.
이런 법제 방법에 대해 옛 의서들은“약재로 쓰기 위해서는 가루를 내어야 하는데, 약재가 광물질로 된 껍데기이기 때문에 잘 부서지지 않는다. 따라서 약재를 불에 벌겋게 달구었다 식초에 담그는 방법으로 식히면 잘 부스러진다.”고 했다. 특히“식초에 담가 식히는 법제 방법을 쓰는 것은 유기물질은 탄화되고 무기 성분만 남게 되면서 약성의 인체 수렴 작용이 더욱 빨라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한 옛 의서들은“약재를 익히면 비위(脾胃)를 잘 조화시키고, 설사와 구토를 멈추게 하는 약성이 더욱 강해진다.”고 했다. 아울러“생강을 볶아서 태우는 것은 혈증(血症)을 치료함에 있어 약효를 인체에 수렴되게 하는 작용을 더욱 빠르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라고 했다.
◎ 경험으로 본 법제 요령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1차 가공에서 모려를 불에 벌겋게 달구었다가 꺼내서 식초에 넣어 식힌다. 이어 모려를 잘게 부순다. 잘 갈아지지 않는 것은 다시 불에 달구어 식초에 담그는 방법으로 연하게 만들어 곱게 가루 낸다. 일부 임상가들은 불에 달군 모려를 소금물에 담그거나, 백반을 풀은 물에 담갔다가 가루 내어 쓰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모려를 법제하는 방법은 불에 벌겋게 달군 다음 곧바로 식초나 소금물에 담갔다가 가루 내어 쓰는 것이다. 이런 법제 과정을 통해 모려의 주된 성분인 탄산칼슘과 인산칼슘이 더욱 많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탄산칼슘은 위 안에 들어가 위산을 중화시키고, 소화력을 돕는 작용을 한다. 또 대장 속에 들어가 장액의 분비를 줄이므로 대변을 굳어지게 한다. 아울러 대장 벽을 통해 핏속에 들어가 피의 응고 성분이 된다. 인산칼슘 역시 인체 내 전신 세포의 신진대사를 빠르게 하고, 뇌신경의 활동을 원활하게 돕는 작용을 한다.
◎ 현대적인 법제법
임상에서는 1차적으로 모려를 깨끗하게 씻어 불에 달구어 강도를 약하게 했다. 이어 식초에 담가 가루 내는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 또 불에 달군 모려를 소금물과 백반 물에 넣고 강도를 약하게 하여 가루 내어 쓰는 방법도 이용했다. 술이나 쌀뜨물에 담그는 방법은 실용적이지 못해 임상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현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법제 방법은 모려를 섭씨 300도의 불에 넣고 달군다. 벌겋게 달궈졌을 때 꺼내어 식초를 담은 그릇에 넣으면 부스러지면서 식는다. 여기서 부스러지지 않는 약재는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그리고 부스러진 약재를 식초에 담은 채로 갈아서 수비(水飛)한다. 단, 물 위에 뜨는 것은 모으고, 가라앉은 앙금은 말려서 다시 갈아서 가루 내어 쓴다.
<참조 :「東藥法製」, 여강출판사>
■ 최영섭 | 한마음약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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