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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麥芽)는 싹을 틔운 보리다. 다른 이름으로 맥얼(麥蘖), 초대맥(草大麥), 곡맥(谷麥)이라고도 한다. 보리, 즉 대맥(大麥)을 물에 담근 뒤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어린 싹이 0.5센티미터 됐을 때 양건(陽乾)하거나, 저온 건조하여 약재로 쓴다. 맛이 달면서 짜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비경(脾經)과 위경(胃經), 간경(肝經)에 귀경한다.
맥아에 대한 옛 의서(醫書)의 설명을 보면 "대맥(大麥)은 오곡(五穀)의 장(長)으로 늦가을 금기(金氣)가 왕성한 때에 생(生)하여 초여름 화왕(火旺)에 익으므로 금기(金氣)를 본(本)하였다. 이것을 발아(發芽)하여 그 체경(體經), 성태(性銳)한 것을 취(取)한다. 체경은 실(實)을 거(去)하고, 성태는 능히 적체(積滯)를 소산(消散)하며, 그 초향(炒香)은 개위(開胃)하여 번민(煩悶)을 제거한다. 단, 과용하면 신정(腎精)을 감퇴(減退)시킨다."고 했다. 약리 실험에서는 간을 보호하고, 담즙 생성을 촉진하며, 피부 각질층의 수분을 유지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소화 효소를 비롯해 비타민 B와 C를 함유하고 있어 소화 촉진과 혈당 강화 작용이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임신부와 담화효천(痰火哮喘)이 있는 사람은 복용을 금해야 한다.
맥아의 활용례를 보면 신곡 ㆍ 백출 ㆍ 진피를 배합하여 쾌흉진식(快胸進食)을 치료한다. 또 후박 ㆍ 목향 ㆍ 빈랑을 배합해서 복용하면 각기(脚氣)와 종만(腫滿)을 낫게 할 수 있다. 아울러 백출 ㆍ 후박 ㆍ 도인 ㆍ 적작약을 배합하여 하루 한 첩씩 복용하면 복창(腹脹)과 소화불량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맥아를 배합한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태화환(太和丸)'이 있다. 이 처방은 내상(內傷)으로 비위(脾胃)가 허손되어 음식 생각이 없고, 몸이 여위며, 얼굴빛이 누런 것을 치료한다. 또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울기(鬱氣)를 풀어주며, 담을 삭이고, 음식을 소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처방 내용은 백출 160그램, 백복령 ㆍ 백작약 ㆍ 신곡 ㆍ 맥아 각 100그램, 향부자 ㆍ 당귀 ㆍ 지실 각 80그램, 용안육 ㆍ 백두구 각 52그램, 반하 48그램, 진피 ㆍ 황련 ㆍ 산사육 각 40그램, 감초 28그램, 인삼 ㆍ 목향 각 20그램이다. 단, 용안육이 없을 경우 익지인을 대신하여 쓴다. 복용 방법은 먼저 위의 약재를 모두 볶아서 가루 낸 다음 연잎 달인 물에 묵은 쌀로 만든 풀로 반죽한다. 그런 다음 녹두 크기의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100알씩 미음과 함께 먹는다. 환으로 만드는 대신 물로 달여 20첩으로 나눠 복용해도 좋다. 단, 인체의 허실(虛實)과 한열(寒熱)을 보고 증세에 따라 가감한다.
맥아를 배합한 또 다른 처방으로는 '후박전(厚朴煎)'이 있다. 이 처방은 피똥을 누는 것과 하혈(下血)하는 데 신묘한 효과를 발휘한다. 처방 내용은 후박 ㆍ 생강 각 200그램, 백출 ㆍ 신곡 ㆍ 맥아 ㆍ 오미자 각 40그램이다. 후박과 생강은 짓찧어서 볶고, 나머지 약재는 볶아서 쓴다. 복용 방법은 위의 약들을 가루 내어 풀로 반죽하여 녹두 크기의 알약을 만든다. 한 번에 100알씩 미음으로 먹는다. 비위(脾胃)에는 본래 피가 없지만 기(氣)가 허(虛)하고, 장(腸)이 약해지면 영위(榮衛)에서 피가 스며들어가기 때문에 피가 나오게 된다. 후박은 창자를 든든하게 하고, 맥아는 술과 음식을 잘 삭힌다. 고추장과 식혜를 만들 때 맥아를 넣는 것은 그 때문이다.
◈ 고방과경험방 ◈
1. 완복창민(腕腹脹悶) : 맥아 ㆍ 신곡 ㆍ 산사 등을 물에 넣고 달여 하루 3번 식후에 복용하면 음식 적체로 인한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완복창민 등을 치료할 수 있다.
2. 음식 먹고 체했을 때 : 산사 ㆍ 신곡 ㆍ 계내금을 배합하여 물로 달여서 하루 한 첩씩 마시면 하루 안에 효과를 본다.
3. 각기(脚氣)와 중만(中滿) : 후박 ㆍ 목향 ㆍ 맥아 ㆍ 빈랑을 배합하여 볶은 뒤 녹두 크기의 환을 만들어 하루 100알씩 복용하거나,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시면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4. 스트레스와 피로 : 작약 ㆍ 울금 ㆍ 맥아를 배합하여 차로 끓여 수시로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 또 소화 흡수를 도와 피로 회복과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5. 식욕부진 : 인삼 ㆍ 백출 등을 배합하여 물로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마시면 비허불운(脾虛不運)으로 인한 식욕부진이 해소된다.
6. 산모 유즙 분비 억제 : 볶은 맥아 120그램을 물 2리터에 넣고 진하게 끓여서 수시로 마시면 산모의 젖 분비가 멎는다. 유아가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산모의 젖이 그쳐야 하는데, 이때 젖이 멎지 않아서 가슴이 붓고, 뭔가 그득한 것과 같이 아플 때 효과가 있다.
7. 아기가 젖을 먹고 체했을 때 : 맥아 볶은 것 한 줌에 물을 적당히 넣고 달여서 하루 4~5회로 나누어 먹이면 체기가 내려간다.
8. 아토피 등 악성 피부 질환 : 얼굴이 검고 마르며 누런 사람이 '태화환' 100알을 하루 한 번씩 미음과 함께 복용하면 깨끗하게 낫는다. 다만 얼굴에 염증성 화농 현상이 나타나고 입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일종의 명현 반응으로 인체 내의 이물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다. 소아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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