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지(桂枝)는 육계나무의 어린 가지를 잘라 말린 것이다. 긴 원기둥 모양의 여러 가지로 분지되어 있다. 길이는 30~75센티미터, 굵은 쪽의 지름은 0.3~0.7센티미터이다. 바깥 면은 갈색 내지는 적갈색으로 모가 난 것도 있다. 가는 주름과 잎, 가지 또는 새싹이 붙었던 흔적이 있다. 질은 단단하고, 부스러지기 쉽다. 꺾은 면은 적갈색이고, 목부는 황백색 또는 연한 황갈색이다.
육계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이다. 다 자라면 높이가 약 7~8미터에 달한다. 껍질이 매끄러우면서 회갈색을 띠고, 작은 가지는 녹색이다. 잎은 장타원형으로 어긋나고, 3개의 뚜렷한 주맥이 있다. 꽃은 집산화서로 담황색을 띤 녹색이고, 작은 꽃이 5~6월에 핀다. 열매는 장과(漿果)이고, 9~10월에 암자색으로 익는다. 원산지는 중국 남부의 베트남 근처로 추측된다. 중국 남부지방을 비롯해 스리랑카, 인도, 브라질, 자메이카, 마다가스카르 등지의 열대 지방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서 시험 재배되고 있다. 달리 류계(柳桂), 모계(牡桂), 육계피(肉桂皮), 관계(官桂), 대계(大桂), 목계(木桂), 자계(紫桂)라고도 부른다.
계지는 감기에 쓰는 약으로 개발되었다. 찬 바람을 맞고 감기에 걸렸을 때 경락을 따뜻하게 만들면서 찬 기운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다. 또 영위(榮衛)를 조화시키고, 발한해기(發汗解肌) 작용으로 땀을 나게 함으로써 몸살을 완화시켜 준다. 또한 어깨 ㆍ 등 ㆍ 사지 관절의 통증을 완화시켜 주고, 기혈의 순환을 촉진시키며, 양기 부족을 치료한다.
계지에 대한 『동의학사전』의 설명를 보면 “맛이 약간 매우면서 달고,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방광경(膀胱經) ㆍ 폐경(肺經) ㆍ 심경(心經)에 작용한다. 풍한사(風寒邪)를 없애고, 기혈(氣血)을 잘 돌게 하며, 영위(營衛)를 조화시킨다. 약리 실험에서 발한(發汗) ㆍ 해열 ㆍ 진통 ㆍ 강심 ㆍ 항알러지 ㆍ 항바이러스 ㆍ 항균 작용 등이 밝혀졌다. 풍한표증(風寒表證), 무월경, 어깨와 팔의 통증 등에 쓴다. 하루 4~12그램을 탕제(湯劑), 환제(丸劑), 산제(散劑) 형태로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계지는 성질이 따뜻한 약재라 속에 열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다. 따라서 갈증, 변비, 번열(煩熱) 등 내열(內熱)이 심한 사람은 삼가야 한다. 또 몸의 진액이 부족하여 상열감(上熱感), 구강 건조, 안구 건조, 손발의 열감 등을 호소하는 음허자(陰虛者)도 삼가야 한다. 속이 찬 사람들에게 적합한 약재다.
계지를 활용한 처방으로는 ‘마황탕(麻黃湯)’‘계지탕(桂枝湯)’‘계지부자탕(桂枝附子湯)’‘온경탕(溫經湯)’‘영계출감탕(苓桂朮甘湯)’이 있다. ‘마황탕’은 한사(寒邪)가 침입하여 오슬오슬 춥고 열이 나는 데, 땀은 나지 않으면서 머리와 온몸의 관절이 아픈 데, 기침을 하면서 숨이 찬 데 쓴다. ‘계지탕’은 오싹오싹 춥고 바람을 싫어하는 데,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픈 데, 팔다리가 아픈 데, 저절로 땀이 나는 데, 코가 막히는 데 쓴다. ‘계지부자탕’은 한사로 몸이 오싹오싹 떨리는 데, 열이 나는 데, 머리가 아프면서 땀이 많이 나는 데, 바람을 싫어하는 데, 팔다리가 당기면서 아픈 데 쓴다. ‘온경탕’은 충임맥(衝任脈)이 허하여 월경이 고르지 못한 데, 가슴과 손발바닥이 달아오르는 데, 입이 마르고 아랫배가 찬 데, 오랫동안 임신하지 못한 데 쓴다. ‘영계출감탕’은 담음(痰飮)으로 머리가 무겁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찬 데 쓴다.
고방과 경험방
1. 마황탕 : 마황 12그램, 계지 8그램, 감초 2.4그램, 행인 10알, 생강 3쪽, 총백 2대를 달여서 하루 3첩씩 식전 30분에 따뜻하게 하여 마시고 땀을 낸다. 달일 때 먼저 마황을 달이다가 거품을 걷어버리고, 나머지 약을 넣고 달인다. 행인은 볶아서 쓴다.
2. 계지탕 : 계지 12그램, 백작약 8그램, 감초 4그램, 생강 3쪽, 대추 2개를 물로 달여서 하루 3첩씩 빈속에 먹은 다음 따뜻한 죽을 먹고 땀을 낸다.
3. 계지부자탕 : 계지 ㆍ 포부자 각 12그램, 백작약 8그램, 구감초 4그램, 생강 5쪽, 대추 2개를 물로 달여서 하루 3첩씩 식전 30분에 마신다.
4. 온경탕 : 맥문동 8그램, 당귀 6그램, 인삼 ㆍ 반하 ㆍ 백작약 ㆍ 천궁 ㆍ 목단피 각 4그램, 아교주 ㆍ 구감초 각 3그램, 오수유 ㆍ 육계 각 2그램, 생강 3쪽을 물로 달여서 하루 3첩씩 식전 30분에 복용한다. 반하는 생강에 법제하여 쓴다.
5. 영계출감탕 : 적복령 8그램, 계지 ㆍ 백출 각 6그램, 감초 2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첩씩 식전 30분에 복용한다.
■ 황춘석 | 전 동양한약학원 강사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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