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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하(半夏)는 천남성과(天南星科)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인 끼무릇의 덩이줄기다. 여름과 가을에 덩이뿌리를 캐서 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려 약재로 쓴다. 수치(修治) 방법은 강즙초(薑汁炒)하거나, 수세거활(水洗去滑)한다. 맛이 쓰면서 맵고, 약간의 독이 있다. 성질이 따뜻하다. 약성이 비경(脾經)과 위경(胃經), 폐경(肺經)에 귀경(歸經)한다..
반하에 대한 옛 의서(醫書)의 설명을 보면 “토금(土金)의 기(氣)를 얻고 하늘의 조기(燥氣)를 감(感)하고 생(生)하였다. 음중(陰中)의 양(陽)이다. 체(體)가 활(滑)하고 성(性)이 조(燥)하여 승강(升降)한다. 따라서 능히 주산(走散)하고 조윤(燥潤)하여 화위(和胃)의 힘이 독장(獨長)한다. 또 제습(除濕)과 화담(化痰), 지구(止嘔), 지얼(止), 개울(開鬱), 발표(發表), 산서(散緖)를 치료하는 요약(要藥)이다.”라고 했다. “성질이 조(燥)하여 패모(貝母)로 대용하지만, 패모는 폐약(肺藥)이요, 반하는 비위약(脾胃藥)이다.” 라고 했다. 법제한 반하는 성이 화평(和平)하고, 선반하(仙半夏)는 성이 비교적 강하여 실담(實痰)을 치료하는 데 쓴다. 또 송반하(宋半夏)는 허담을, 강반하(姜半夏)는 한담(寒痰)을 치료한다. 또한 죽역반하(竹瀝半夏)는 열담(熱痰)을, 반하면(半夏麵)은 담(痰)으로 식체(食滯)가 있을 때 쓰면 좋은 효과를 본다.
반하는 약리 실험에서도 지토(止吐)와 진해 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하에 들어 있는 핵심 성분인 글루크론산과 그 유도체가 강한 해독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담으로 인해 가슴 속이 답답하고 기침과 함께 숨이 차는 증상, 천식, 구토, 심한 입덧, 반위(反胃), 담궐두통(痰厥頭痛), 옹종(癰腫), 연주창(連珠瘡)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쓴다.
반하의 활용례를 보면 인삼과 백밀(白蜜)을 배합하여 지구화위(止嘔和胃)한다. 또 진피(陳皮)와 복령(茯岺)을 배합하여 담을 없애고, 황련(黃連)과 과루인(瓜蔞仁)을 배합하여 심하견(心下堅)을 치료한다. 단, 생강과 건강 ㆍ 진피 ㆍ 구갑(龜甲) ㆍ 웅황(雄黃)과는 가급적 배합하지 않는다. 또 양혈(羊血)과 해조(海藻),이당(飴糖)을 피한다. 조협(莢)을 싫어하고, 부자(附子)와 오두(烏頭)를 반(反)한다. 특히 건해(乾咳)와 심번구갈(心煩口渴), 혀에 건초상(乾焦狀)이 있는 사람, 임신부는 복용을 금한다.
반하를 배합한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이진탕(二陣湯)’이 있다. 이 처방은 습담(濕痰)으로 인한 해수와 묽은 흰색의 가래를 멈추게 한다. 또 오심, 구토,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뛰는 증상, 급 ㆍ 만성 위염, 위하수, 기관지염, 입덧 등을 낫게 한다. 처방 내용은 반하 8그램 귤피 ㆍ 적복령 각 4그램, 감초 2그램이다. 복용 방법은 위의 약을 한 첩으로 하여 생강 3쪽을 넣고 물로 달여 복용한다. 『방약합편』에는 “반하는 담을 뚫어 주고, 습을 말린다. 귤홍은 담을 삭이고, 기(氣)의 운행을 순조롭게 한다. 복령은 기를 내리고, 습을 다스린다. 표(標)와 본(本)이 구비된 처방이다.”라고 설명했다.
반하를 배합한 또 다른 처방은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이 있다. 이 처방은 비위허약(脾胃虛弱)에 의한 담궐두통으로 머리가 몹시 아프고, 토하면서 어지러워 눈을 뜰 수 없을 때 쓴다. 또 구역질과 온 몸이 무거우면서 팔다리가 싸늘한 것을 낫게 한다. 처방 내용은 반하 ㆍ 진피 ㆍ 맥아 각 6그램, 백출 ㆍ 신곡 각 4그램, 창출 ㆍ 인삼 ㆍ 황기 ㆍ 천마 ㆍ 백복령 ㆍ 택사 각 2그램, 건강 1.2그램, 황백 0.8그램이다. 약재 가운데 반하는 생강 법제하고, 맥아는 볶는다. 황백은 술에 축여 쓴다. 복용 방법은 위의 약재를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 하루 3번 식전(食前) 30분에 복용한다.
◈ 고방과경험방 ◈
1. 오한과 목이 붓는 통증 : 반하 계지 감초 각 8그램 생강 5쪽을 넣고 만든 달임 약을 하루 두 번 마시면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2. 급성과 만성 위염 : 반하 황금 인삼 감초 각 6그램 건강 4그램 황련 2그램 생강 3쪽 대추 2알을 한 첩으로 하여 달인다. 하루 2번 마시면 2~3일 안에 낫는다.
3. 담실열증(膽實熱證) : 생지황 ㆍ 산조인 ㆍ 반하 ㆍ 생강 각 12그램, 원지 ㆍ 적복령 각 8그램, 황금 4그램에 서미 40그램을 물로 달여 앙금을 가라앉힌 다음 웃물을 마신다. 가슴이 답답한 증상, 안구 충혈, 어지럼증, 성질이 난폭해지는 증상에 쓴다.
4. 찬 음식에 의한 담증 : 창출 80그램, 지실 ㆍ 반하 각 40그램을 물로 달인다. 지실은 밀기울과 함께 볶고, 반하는 생강으로 법제하여 쓴다. 위의 약을 가루 내어 연잎에 싸서 익힌 밥으로 환을 만들어 한 번에 60알씩 하루 3번 먹는다. 찬 음식을 먹고 담이 생겨 윗배가 메스꺼우면서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을 낫게 한다.
5. 딸꾹질 : 생강 40그램, 반하 20그램, 죽여 12그램을 한 첩으로 하여 물로 달여 하루 한 번 복용한다. 위기(胃氣)가 치밀어 올라 딸꾹질을 할 때 쓰면 신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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