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을 없애고, 신장과 간을 보하는 게 치료 핵심
척추에는 중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脊椎管)이 있다. 이 척추관에 인대(靭帶)가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두꺼워지고, 필요 없는 가시 뼈들이 자라나거나 점막(粘膜)이 부으면 척추관이 좁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경을 자극하여 하반신으로 가는 신경을 누르는 협착이 발생하여 방사통(放射痛)이 발생한다. 이를 ‘척추관협착증(脊椎管狹窄症)’이라 한다. 그렇다고 24개의 척추가 모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허리 부분 척추 한 군데의 척추관에서 압박이 발생한다.
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약 100만 명으로 5년 전인 2007년도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 5천만 명 중 약 2퍼센트가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것이다. 요통의 원인 중 디스크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렇게 최근 들어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구의 고령화가 첫째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 무리한 운동이나, 장시간 컴퓨터 작업 등으로 인한 자세 불량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으로 대표적인 것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다. 허리에 통증이 있으면서 다리까지 아프고 저리기 때문에 허리디스크로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오래 서 있거나 한참 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 다리가 아프면서 힘이 빠져서 주저앉게 된다. 심한 경우는 다리 감각의 마비를 느낀다. 또 발바닥부터 엉덩이 쪽으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누워 있거나 쉬면 별다른 통증이나 증세가 없다가도 일어서거나 걸으면 하지(下肢)에 통증이나 저린 감이 나타난다. 주로 겨울철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초기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혹은 노화로 인한 혈액순환 부진 등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에는 자연스럽게 노화가 찾아오게 된다. 특히 일생 동안 신체의 활동을 유지하게 해 주는 관절과 인대는 급격한 퇴행성 변화로 인한 여러 근골격계(筋骨格系) 질환을 겪게 된다. 무릎관절이 쑤시고, 허리가 아프며, 어깨가 결리는 등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만성 통증의 대부분은 이런 퇴행성 질환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 여러 퇴행성 질환들 중에서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전통의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몸의 뼈와 인대 등을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약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약해지면 관절이나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굳어지게 된다..
신장과 방광의 기능이 약해진 원인은 단맛의 음식을 과하게 먹었거나, 짠맛의 음식을 적게 먹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척추관협착증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약선(藥膳)에서는 단맛이 나는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신장과 방광 기능을 강화시키는 짠맛의 음식과 함께 간(肝)을 영양(營養)하는 신맛의 음식을 섭취하기를 권한다. 이들 음식은 통증을 신속하게 가라앉히고, 척추관 주변의 퇴행된 뼈와 인대 등을 강화시켜 척추 자체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 식양법 ▣
주식 : 현미 80퍼센트, 보리 10퍼센트, 검은콩 10퍼센트
부식 : 된장, 청국장, 검은깨, 두유, 흑두부, 김치, 콩잎, 깻잎, 부추, 젓갈, 미역, 다시마, 김, 파래, 톳, 밤, 수박, 포도, 사과, 귤, 잣, 호두, 해바라기씨, 호박씨, 멸치 등
▣ 약선식 ▣
두충 고구마죽
재료 : 불린 쌀 1컵, 두충(杜) 40그램, 고구마 80그램
만드는 법 : 두충에 물을 6배로 붓고, 약한 불에 올려 물이 4분의 3으로 줄 때까지 달인다. 다음으로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믹서에 간다. 두충 달인 물에 불린 쌀과 고구마 간 것을 넣고 끓여 쌀이 퍼지면 먹는다.
효능 :두충은 성미(性味)가 달고, 약간 매우며, 따뜻하고, 무독(無毒)하다. 주로 간과 신장에 효능을 발휘한다. 두충이 처음으로 기록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보면, “허리가 쑤시고 아픈 증상을 주로 치료하고, 몸의 정기(精氣)를 북돋워 준다. 또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신경이 쇠약한 증상을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 몸의 근육은 오장(五臟) 중에서 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뼈는 신장과 관계가 깊다. 따라서 근육이 약해지고, 허리가 아프거나 무릎 관절 등이 약할 때는 간과 신장 기능이 쇠약하여 생긴 경우가 많다. 이런 간신(肝腎) 부족인 경우 두충은 뛰어난 효력을 발휘한다. 간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근육이 튼튼해지고, 신장 기능이 왕성해지면 뼈가 강해지므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고구마는 최근 건강 장수에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고구마에는 9가지 아미노산을 비롯한 영양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좋은 점은 몸에 점액(粘液) 단백질을 다량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다. 이 단백질은 심혈관계(心血管系)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미리 막으며, 동맥의 탄력성을 유지해 준다. 또한 간과 신장 사이의 결합 조직이 약해지면서 줄어드는 것을 막으며, 관절의 윤활(潤滑)도 좋게 한다.
두충 차
재료 : 두충 껍질 ㆍ 두충 잎 각 20그램
만드는 법 : 두충 껍질과 두충 잎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차관(茶罐)에 넣고 물을 6배로 붓는다. 그러고 나서 약한 불로 물이 4분의 3으로 줄 때까지 달인 다음 걸러서 마신다
효능 : 두충차는 강장(强壯) 효과가 있어 몸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과 간 기능을 촉진시킨다. 또 등과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없애고, 생식 기능을 증진시킨다.
오가피죽
재료 : 불린 쌀 50그램, 율무 20그램, 오가피 20그램, 모과 10그램, 우슬 6그램, 돼지 척추뼈 200그램, 다진 양파와 대파 약간씩
만드는 법 : 용기에 돼지 척추뼈와 오가피, 우슬, 모과를 함께 넣고 오래 끓여 찌꺼기를 걸러 낸다. 이 육수에 불린 쌀과 율무를 넣고 센 불로 끓인다. 쌀과 율무가 완전히 퍼지면 다진 양파와 대파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는다.
효능 : 오가피에 대해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설명을 보면,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면서 쓰며, 독(毒)이 없다. 약성이 간경(肝經)과 신경(腎經)으로 들어간다. 오로칠상(五勞七傷)을 해소하고, 기운을 더하며, 정(精)을 더한다.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력을 강하게 한다. 남자의 발기부전과 여자의 음부소양증(陰部搔痒症)을 다스린다. 허리뼈가 아픈 것과 양다리가 아프고 저린 것, 관절에 쥐가 나는 것, 하지무력증(下肢無力症) 등을 고친다. 어린아이가 3살이 되도록 걷지 못할 때 오가피를 달여 먹이면 곧 걸을 수 있게 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오가피는 간과 신장의 기능 부족으로 인해 중년이나 노년기에 허리가 시고 아프며, 다리에 기운이 없는 증상이나 발뒤꿈치에 통증이 있을 때 효과가 좋다. 풍습성(風濕性) 관절염과 근육이 수축되거나 풀어지는 증상 등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여기에 굴신불리(屈伸不利)와 근육이 땅기고 아픈 증상에 좋은 율무가 가미되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면서 다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는 모과가 가미되었다. 또 간과 신장을 보(補)해 근육과 골격을 튼튼하게 하는 우슬이 가미되고, 같은 종류에서 같은 효능을 얻는다는 이류보류(以類補類)의 원리로 돼지 척추뼈가 가미되어 척추관협착증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모과 오골계탕
재료 : 오골계 1마리, 모과 40그램, 골담초 20그램, 후추와 천일염 약간씩
만드는 법 : 오골계를 손질하여 깨끗이 씻은 다음, 끓는 물에 겉만 살짝 익을 정도로 삶는다. 오골계를 처음 삶았던 물은 버리고 오지그릇에 다시 물을 붓는다. 그러고 나서 오골계와 모과, 골담초 등을 넣고 1시간 이상 끓여 오골계가 완전히 익으면 불에서 내려 천일염과 후추로 간을 한다.
효능 : 오골계는 예로부터 약닭이라 해서 병후(病後)의 회복기나, 부인들의 수족냉증(手足冷症)과 신경통 등에 널리 써 온 식품이다. 특히 간과 신장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적혈구를 증가시켜 피를 원활히 공급해 주고, 피를 정화시켜 주는 효능이 크다. 또한 간과 신장이 쇠약해졌을 때 빨리 회복시키는 효능이 있다.
모과는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근육 경련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피의 재생 기능을 돕는다. 요통, 근육통, 관절염 치료에도 많이 이용된다. 근골을 이루는 대표적인 성분인 칼슘과 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사포닌 ㆍ 사과산 ㆍ 주석산 ㆍ 비타민 C ㆍ 플라보노이드 ㆍ 타닌 등이 함유되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갑자기 토하고 설사를 하면서 배가 아픈 위장병에 좋다. 음식의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설사 뒤에 오는 갈증을 멎게 한다. 또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빠지는 것을 낫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골담초는 풍기(風氣)를 없애며, 통증을 가라앉히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강하다. 따라서 예로부터 관절염과 신경통을 비롯한 뼈 질환에 많이 사용되어 왔다. 고혈압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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