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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의 의서를 보면 십병구담(十炳九痰)이라 했듯이 모든 병은 열에 아홉이 담(痰)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했다. 담은 달리 표현하면 어혈(瘀血)이다. 즉, 어혈병인론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서구의 화학 물질문명에 구조적으로 장악되어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이 만연해 있다. 일례로 우리의 식생활은 화학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 넘치고 있다. 또 농산물은 화학 농약과 화학 비료로 재배되고 있고, 가축과 양식 어류는 화학 항생제와 화학 성장호르몬제 등이 첨가된 사료로 키워지고 있다. 여기에다 주거 공간은 화학 건축자재로 지어지고 있고, 생활용품은 화학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체내에 화학 독소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되어 피가 독혈(毒血)로 오염되고 있다.
또 오늘날 우리는 서구의 영향을 받아 육류를 비일비재하게 섭취하고 있다. 육류는 본래 사람에게 주어진 먹을거리가 아니란 점에서 인체 소화기관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불순한 용해물이 체내에 축적되어 피가 탁혈(濁血)로 오염되고 있다.
이렇게 피가 독혈과 탁혈로 오염되면, 끈적끈적해진 피로 인해 혈관에 미치는 압력이 높아져 고혈압이 나타나고, 끈적끈적해진 피가 혈관에 침착되어 혈관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니 동맥경화가 나타나게 된다. 또 끈적끈적해진 피가 심장에 혈전(血栓)으로 쌓여 압박하니 협심증이 생기고, 혈액을 걸러주는 신장의 사구체가 끈적끈적해진 피에 의해 막히니 신부전증이 생기게 된다. 또한 혈관에 침착된 노폐물이 수도관의 녹처럼 혈관의 점막을 괴사시키니 뇌출혈 등이 발생하게 되고, 끈적끈적해진 피가 체내를 원활하게 순행하지 못하고 관절에 쌓이니 관절염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화학 독소가 오장육부의 세포를 오염시켜 괴사시키니 각종 종양과 암이 나타나고, 체내에 불순한 음식의 노폐물과 화학 독소가 쌓이니 비만이 나타나게 된다. 아울러 화학 독소와 어혈에 의해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니 겨울철 한기(寒氣)를 견디지 못하고 몸이 냉해져 감기와 독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결국 십병구담이란 말처럼 모든 병은 열에 아홉이 어혈 때문에 발생한다. 이런 사실은 하천에 생활하수가 방류되면 물이 탁수(濁水)로 오염되어 생태계가 병들어 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또 공장에서 화학 폐수가 방류되면 물이 독수(毒水)로 오염되어 물고기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떼죽음을 당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사실을 통찰해 볼 때 오늘날 창궐하고 있는 질병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것은 화학물질에 오염된 생활과 비자연식을 금하여 우리 몸을 정화하고 살리면 된다. 이런 사실은 한때 생활하수와 화학 폐수에 오염되어 죽었던 양재천과 중랑천, 안양천 등이 환경정화운동을 통해 살아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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