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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거꾸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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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 김석봉 | 본지 발행인

국가인권위원회가 낙태죄는 여성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이라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제4차 전원위원회에서 낙태 처벌은 여성의 자기 결정권, 건강권, 생명권, 재생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결정했다고 한다. 인권위는 “출산은 여성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인데도 낙태죄는 공권력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행 형법은 낙태 시술을 부탁하거나, 부탁을 받고 의료인 등이 낙태 수술을 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하위법인 모자보건법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가 있는 경우, 전염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임신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한 경우,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그 외의 낙태에 대해서는 낙태죄를 물어 금지하고 있다.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은 낙태죄가 여성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강간, 근친상간, 임산부의 생명·건강에 위협, 심각한 태아 손상 등의 사유 외에도 낙태를 한 여성에게 처벌 조치를 없애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흐름에 따라 여성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낙태죄 폐지를 찬성하고 있다. 양의사단체인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보고 수술한 양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 규칙을 공포하자 지난해 8월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전면 거부하기도 했다.
반면 낙태죄 폐지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천주교는 낙태죄 폐지 여론이 우세하기 때문에 그 여론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인간의 생명은 결코 다수의 의견으로 생사가 갈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천주교 측은 어떤 경우에도 생명이 경시되거나 유린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천주교는 2017년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문에서도 “인간 생명은 잉태된 첫 순간부터 여성 몸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한 생명체로서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며 낙태죄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대교구장이자 생명위원회 위원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일부에서 낙태가 여성의 권리이며 여성의 건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지만, 이는 내 권리와 내 건강을 위해 다른 사람의 생명권을 짓밟는 이기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단체협의회도“낙태는 살인과도 같은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2018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전국 16~44세 여성 2천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낙태 선택 사유 중 현행 모자보건법상 허용 기준에 해당한 합법적 사유는 1.1퍼센트에 불과했고, 나머지 98.9퍼센트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였다. 낙태를 선택하게 된 사유는 경제적 준비가 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29.7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계속 학업과 일을 해야 해서가 20.2퍼센트, 이미 낳은 아이로 충분해서가 11퍼센트였다. 결과적으로 태아로 인해 사회 경제적으로 구속받지 않겠다는 게 낙태의 주된 이유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낙태를 한 것에 대해 불법이란 멍에를 쓰는 게 부당하다는 게 주된 속내다.
낙태는 태아가 태어날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되는 결과다. 여성이 임신 6주의 해바라기씨만 한 태아로 인해 자신이 구속당해서야 되냐며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지만, 임신에 대한 자신의 책임도 생각해야 한다. 또 여성의 건강권을 주장하지만, 낙태로 인해 여성의 건강이 침해되는 위험도 크다. 더구나 낙태가 합법화되면 낙태울이 높아질 개연성도 있어 그 위험이 크다. 또한 낙태 후 생명을 죽였다는 생각에 여성이 당하는 정신적 고통과 죄의식, 수치심 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출산과 낙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성(性)교육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피임 도구와 피임약 등을 확대하여 원하지 않은 임신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태아와 임신모에 대해 남성의 책임을 강화하고, 출생아 양육에 대해 사회 경제적 여건을 보장하는 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갓난아이가 전적으로 부모에 의지하여 성장하지만 부모의 부속물이 아니듯이 모태에 의지하여 생육되는 태아도 여성의 부속물이 아니다. 태아도 낙태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는 생명체임을 어떤 경우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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