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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약 실험 조작

화학 신약과 새로운 양방 의료기기에 대한 초기 단계 임상 시험 결과의 3분의 1 이상이 지나치게 과장됨으로써 환자들에게 잘못된 기대를 갖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증거 중심 진료센터’ 내과 전문의 파레스 알라답 박사 연구팀이 2007~2015년 사이에 10대 의학 전문지에 발표된 930건의 임상 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이 된 임상 시험 자료는 암, 뇌졸중, 심장 질환, 당뇨병, 신장 질환 등 만성 질환에 대한 화학 신약 또는 양방 의료기기의 효과 보고서였다. 임상 시험 결과가 이처럼 지나치게 과장되는 일은 헛된 기대를 걸게 하거나,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환자는 이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알라답 박사는 강조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임상 시험 경비를 지원 받고 있는 연구자들이 제약회사가 개발한 화학 신약에 대해 어떻게 해서든 긍정적인 임상 시험 결과를 내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구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그들이 개발한 화학 약을 판매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유리한 쪽으로 부풀리거나 조작하는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제약회사는 새로운 화학 약을 개발하면, 출시에 앞서 대개 학계의 권위 있는 대학 교수를 통해 신약에 대한 설명과 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이때 연구자들의 연구 논문은 제약회사의 제품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 또 어느 땐 필요한 임상 데이터까지 모두 제약회사에서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한다. 그 과정에서 제약회사는 수십억대의 경비를 지출한다. 그래도 제약회사는 자신이 개발한 화학 약에 대해 사람들이 맹목적인 환상을 갖게 되고, 양의사들이 열심히 해당 화학 약을 처방하면 몇 년 내에 충분히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기 때문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예는 새뮤얼 에스타인 박사의 증언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새뮤얼 에스타인 박사는 화학 약이 암과 기형아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낸 세계적인 권위자다. 그는 1972년 미 상원 영양문제특별위원회에서 미국과학아카데미는 복잡하게 얽힌 조직이며,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유리한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이런 증언이 있은 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조사가 있었는데, 실제 화학 약의 사용량과 데이터 조작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제약회사가 화학 신약을 인가 받는 데 유리하도록 연구 보고서를 조작해서 만들어 왔던 것이다.

이렇게 제약회사가 실험 결과를 과장하거나 조작하는 게 가능한 것은 FDA의 허술한 승인 절차 때문이라고 한다. 미 의학박사 제리 애번은 『효험이 있는 약들』이라는 책에서 “누구나 FDA가 신약 하나를 승인하기 위해 철저한 검사를 거쳐 평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복용 후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도 당연히 검사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FDA는 신약 승인에 앞서 어떤 검사도 하지 않으며, 제약회사에서 보내 온 제품 정보만을 토대로 판단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 영국 출신 과학 저술가 벤 골드에이커는 최근 발간한 그의 저서 『불량 제약회사』에서 의학적 근거와 공정한 평가 결과에 따라 화학 약이 만들어진다는 믿음은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연매출이 6천억 달러에 달하는 제약업계에서 연구 개발보다 마케팅에 더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화학 약 임상 시험 결과는 조작되기 일쑤라고 한다. 하지만 당국은 그들을 거의 규제하지 못한다. 이미 제약회사가 막강한 금력으로 당국, 언론, 학계를 구조적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 역시 제약회사와 검은 뒷거래를 하며 제약회사의 입김대로 과장 과대 마케팅과 과대 투약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FDA의 신약 승인 과정을 믿을 수 없자 미 의학계가 1997년에 시판되었던 화학 약을 복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리덕스, 레줄린, 프로풀시드, 셀데인 등 4가지 화학 약은 2천만 명이 복용한 후에야 독성 물질로 보고되었다. 또 <미국 의학협회 저널>이 1998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화학 약의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10만6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하루 평균 300명이 합법적으로 시판되는 ‘독약’을 먹고 죽어가는 셈이다. 탐욕에 젖어 돈에 혈안이 된 제약회사의 농간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약’이란 미명 하에 ‘화학 살인’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