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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나는 밤에 문득 일어나 잠든 남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남편이 이렇게 내 곁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꿈인 듯하다. 아마 기적이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가 보다. 14년 전 위암 말기로 위장은 물론 식도에까지 암세포가 퍼져 양의사들이 수술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남편이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 천운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리라.
몇 십 년 넘게 기술 좋은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면서 크게 속 한 번 썩이지 않던 남편의 몸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00년 무렵이다. 어느 날부터인가 몸이 오슬오슬 춥고, 만성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더니 체중이 자꾸 줄었다. 임시방편으로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먹었지만, 체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남편도 웬만큼 아프지 않고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이다. 일하고 먹고 사느라 바빠서 정기적인 건강검진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번엔 검진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가까운 동네 내과의원에서 진찰을 받아 보니 “위가 많이 부었다”고 했다. 며칠간 처방해 준 화학 약을 먹었지만 속 아픈 증상은 쉬 낫지 않았다.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어 남편은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다. 진찰이 잘못된 건 아닌가 싶어 또 다른 양방 병원을 찾아 이번엔 내시경검사를 했다. 위가 많이 부어 있고, 궤양 증세가 보인다며 계속 화학 약을 복용하면서 경과를 보자고 했다.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고 하루는 돼지고기를 먹고 난 후 급체 증세를 보였다. 얼굴색이 노랗게 뜨고, 속이 답답하다고 했다. 다시 가까운 내과의원을 찾아 내시경검사를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한 병이기 때문인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으로 불안해졌다. 검사를 마친 양의사는 “위암으로 보이는데, 보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 검사를 해 보자”고 했다. 조직을 떼 내 큰 양방 병원으로 보내겠으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주일 정도 기다려 보라는 거였다.
하지만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울면서 시동생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놀란 친척들이 그날 밤으로 내려왔다. 남편은 일주일 기다려서 결과를 알고 난 후 서울로 가자고 했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한시가 급했다. 다음날 서울로 올라가 양방 종합병원으로 갔다. 외래로 각종 검사를 하면서 거의 보름 동안을 청주에서 서울로 오르내리며 검사를 받았다. 혈압 검사,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X선 촬영, CT 촬영 등 모든 검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됐다. 그리고 담당 양의사가 보호자인 나만 불렀다.
“위암 말기입니다. 이 정도까지 되도록 내버려 두시다니….” 양의사는 딱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 정신이 까마득하게 내려앉았다.
“선생님, 어떻게 살릴 방법이 없을까요? 수술을 하면 안 되겠어요?” 당시엔 양의사에게 매달리는 방법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글쎄요. 암이 너무 진행되어 있고, 식도 부위까지 암이 퍼져 있어서 아무래도 일단 수술부터 해 봐야 알겠습니다.” 양의사는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래도 수술을 원한다면 하겠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말라고 했다.
기가 막혔다. 어쩌다 이런 상태까지 왔는지, 앞으로 길어야 6개월을 넘기지는 못할 거라니…. 모든 것이 그간 남편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내 죄인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쩌랴.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않은가? 나중에 한이라도 남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해야 했다. 수술로 완전히 치료하진 못한다고 해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덜 아프고, 먹고 싶은 음식이라도 마음대로 먹게 하고 싶었다. 수술은 바로 끝났다. 담당 양의사에게 달려가 물었더니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암세포가 온 몸에 퍼져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자신이 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 오직 수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남편에게 충격을 줄 수는 없었다.
수술을 할 수 없자 양의사는 화학 항암제를 권했다. 화학 항암제를 맞았기 때문인지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거의 실신 지경이었다. 그러면서도 수술로 암세포를 제거했다고 믿는 남편은 열심히 양방 병원에서 처방해 준 그 많은 화학 약을 먹었다. 그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고 일어날 수도 없을 정도로 기운이 빠졌다. 음식은 전혀 먹을 수 없어 영양제로 간신히 버텼다. 그러나 나와 남편은 포기할 수 없었다. 설사 고칠 순 없다 해도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그때부터 남편과 나는 양방 병원을 멀리 했다. 그 대신 자연의학에 기대를 걸었다. 시동생과 함께 유명하다는 한의원, 암을 잘 고친다는 민간 치료원 등 용하다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서 약을 지어 왔다. 그러다가 식이요법에 대해 알게 되어 녹즙과 자연식을 남편에게 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녹즙을 넘길 수 없어 괴로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은 녹즙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기운 없이 누워만 있던 남편이 식이요법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나자 기운을 회복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남편은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식사량도 늘어나면서 야위었던 몸에 살이 붙기 시작했고, 산책도 다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말기 암이 쉽게 나을 병은 아니었다. 위의 통증은 점점 사라졌지만, 식도까지 번진 암 때문인지 자그마한 덩어리조차 넘기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음식물은 잘게 갈아서 주었다.
그렇게 일 년을 식이요법에만 매달렸다. 남편은 식이요법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나름대로 신념을 가지고 식이요법을 잘 수행했다. 그러자 양의사가 길어야 6개월밖에 못살 거라던 남편이 시간이 갈수록 기력을 회복해 갔고, 혈색도 좋아졌다. 그러면서 온전하게 나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 남편은 한 번도 자신이 죽으리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원래 침착한 성격이었던지라 그 속내야 알 수 없었지만, 가족들 앞에서 한 번도 절망스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날이 화창한 봄날에는 가까운 산으로 가서 버섯이나 민들레, 질경이 등을 캐 왔다. 뒷마당엔 자그마한 텃밭을 만들어 놓고 케일과 돗나물을 가꾸며 직접 녹즙 재료를 재배하기도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양방 병원에 의지하지 않고 식이요법을 한 것이 기적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도 간암에 걸리고, 위암에 걸린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수술도 받고, 오랫동안 화학 항암제 처치도 받고, 방사선 처치도 받았다. 그 결과 그들은 지금 다 유명을 달리했다. 그것도 짧은 시간에….
하지만 우리는 양방 병원에 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담당 양의사로부터 한 번에 200~300만 원하는 외국 화학 약을 먹으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형편상 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수술을 못한 것이나, 약값이 비쌌기 때문에 화학 항암 처치도 몇 번을 하다가 중단한 것이나, 방사선 처치는 아예 시작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살아남아 쉽게 회복된 것이다. 정말이지 가정이 넉넉하지 않아서 비교적 돈이 덜 드는 식이요법에 매달렸기 때문에 살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자연 식이요법이 참된 치료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 서양의학의 처치는 치료가 아니라 병을 악화시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 위가 부었던 게 몇 달 사이에 위암이 되었던 것도 양방 병원이 처치해 준 화학 약을 복용했기 때문이었다.
몸이 회복되면서 양방 병원에 가는 게 꺼려졌다. 양의사들이 몸이 좋아진 것을 보고 수술이나 화학 항암제 또는 방사선 처치를 하자고 권하는 꼴을 더 이상 보기 싫었다. 수술, 화학 항암제, 방사선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양의사가 그들의 능력으로 보면 길어야 6개월밖에 못산다고 했는데, 남편이 건강을 회복한 상태에서 14년을 살고 있으니 이보다 확실한 치료법이 어디 있을까?
남편의 상태를 알던 이웃 사람들은 남편을 보고 기적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기적이 아니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녹즙 중심의 야채를 주로 먹으면 면역력이 회복되어 모든 세포가 건강한 세포로 살아나기 마련이다. 남편뿐만 아니라 누구도, 또 어떠한 암이나 질병도 양방의 인공 화학적인 처치를 거부하고 친환경 야채를 중심으로 한 식이요법을 꾸준히 하면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의사들의 세뇌 공작을 받아 서양의학 이외에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도 처음에는 말기 암 치료를 자연 식이요법으로 한다고 하자 믿지 않았다. 양의사들로부터 서양의학만이 최고라고 세뇌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아빠가 위암 말기에서 식이요법만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하고 나자 아이들은 관련 서적을 읽기 시작했고, 지금은 자연의학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 오히려 양방 병원에서 주는 화학 약은 독약이고, 수술과 방사선은 살인술에 불과하다고까지 폄훼한다. 언젠가 첫째 아들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녹즙으로 치료하는 자연의학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렴하고 부작용 없이 쉽게 아빠를 살릴 수 있었어요.”
(위 사례는 비알엠연구소에서 펴낸 『암을 고친 사람들』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 허현회 | 의학 전문 작가
1. 이 글은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통의학을 소개하고자 쓴 글입니다. 또한 전통의학을 스스로 익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라는 뜻에서 처방과 치료법을 공개하였습니다. 처방과 치료법을 이용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 의사에 따르며, 치료와 관련하여 개인적인 병력 차이로 인한 효과 또는 신상 변화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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