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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 낸 최악의 물질이다
플라스틱은 인간에게 얼마나 유해할까? 플라스틱은 인간이 만들어 낸 독성 물질 중 최악의 물질이다. 플라스틱에는 폴리머를 비롯해 비스페놀A(BPA)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특히 이 독성 물질 가운데 폴리머는 쪼개고, 자르고, 갈기갈기 찢고, 태우고, 파묻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몇 종류의 플라스틱 미립자들 역시 인체에 들어가면 쉽게 없어지지 않고 남는다. 그런데도 음식 용기와 유아용 젖병 등 각종 플라스틱 제품에 BPA가 사용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혈액 및 소변 검사 결과를 보면 전체 미국인 95퍼센트에서 내분비교란물질인 BPA가 발견되었다. 예방센터는 이것이 식품 관련 제품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과학자들은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BPA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과학자들은 특히 인체 발육 단계의 태아와 유아가 BPA에 노출되는 것을 가장 우려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태아의 두뇌가 처음 생성될 때 BPA 같은 내분비교란물질에 노출되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동물 조사에서도 BPA에 조기 노출될 경우 두뇌와 기타 기관에 심각한 악영향이 나타났다.
이런 플라스틱에 대한 유해성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늘어 가고 있다. 지난 1995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한 플라스틱 양은 연간 평균 2천400만 톤에 이르고, 지난 2000년에는 1억 톤을 생산했다. 미국의 플라스틱 생산량도 2004년에 전년에 비해 10퍼센트 증가했다.
02 서구의 화학문명이 저지르는 ‘화학 살인’ 방치해선 안 된다
2005년 미국 예일대학 의대 교수들은 식품 용기 등에서 발견되는 소량의 BPA가 인체에 들어가면 학습 장애와 신경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들 교수는 암컷 쥐에게 소량의 BPA를 투여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BPA가 500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알츠하이머병과 아동의 학습 장애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플라스틱이 성별을 왜곡시키는 특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욕의 로체스터대학 의학연구팀은 135명의 남자 유아를 대상으로 소형 고환과 비정상적인 작은 성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의 성(性) 기관 기형을 발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성 기관이 기형인 아이들의 어머니 혈액 속에는 정상 수치보다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었다. 문제의 화학물질은 석유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프탈레이트다. 프탈레이트은 아동용 플라스틱 장난감에서부터 약품과 화장품, 살충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학제품에서 발견된다. 이 물질은 딱딱한 플라스틱을 유연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물질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만 메트릭톤의 프탈레이트가 사용되고 있다.
프탈레이트의 유해성에 대한 또 다른 연구도 있다. 지난 2003년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불임클리닉에 다니는 168명의 남성 환자들의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수치를 검사한 결과, 이 수치가 높은 남성일수록 수정에 필요한 정자 수나 정자 활동이 평균보다 5배나 떨어졌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일본에서는 학교에서 음식을 다루는 용기에 특정 프탈레이트의 사용을 금지했다. 유럽연합도 장난감과 화장품에서 몇몇 종류의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했다.
플라스틱 유해론은 어제 오늘 나온 얘기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종류의 화학물질이 생산되면서 우리 신체가 화학물질들을 이겨낼 수 있는 자연적 방어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구의 화학문명이 전 인류를 대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화학 살인’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 자료 정리 | 태백현 기자
우리 사회는 서구의 화학물질문명에 구조적으로 완전히 장악되어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이 만연해 있다. 따라서 입과 코와 피부를 통해 화학 독소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그 결과 피가 독혈(毒血)로 오염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독혈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돌아다니며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암 ㆍ 고혈압 ㆍ 당뇨병 ㆍ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초래되고 있다.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와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추적 보도기사를 쓴 랜덜 피츠제널드가 펴낸 『100년 동안의 거짓말』(시공사 출판)을 토대로 한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폐해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서구는 일정 양의 화학물질이 제품에 사용되는 것은 괜찮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화학물질문명으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깨달아야 인류의 생명과 생존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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