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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과자 먹은 어린이 핏속에 신경 장애 혼합물
1990년대 말 미국 뉴저지주 인구 7만6천 명의 작은 해안 도시인 브릭에서 갑자기 아동 자폐증이 급증했다. 미국 평균보다 무려 3배나 높은 발병 수치였다. 자폐증 부모 모임은 브릭의 상수도에 포함된 세 가지의 합성 화학물질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각각의 화학물질 수치는 매우 낮아 건강에 해롭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세 가지가 상승작용을 일으켜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 당국은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했지만, 매사추세츠 우즈홀에 있는 해양생물연구소의 과학자 3명이 큰 관심을 가졌다. 그들은 상수도에 흘러든 오염물질과 동일한 배합을 사용하여 조개 배아의 신경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과학 잡지 <환경 독성학과 약리학> 2005년호에 발표된 그들의 연구 결과는 ‘합성 화학물질과 질병의 관련성’ 규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연구팀이 세 가지 화학 오염물질을 배합하여 조개 배아에 투여하자 신경 발달에 관여하는 효소가 급증했다. 이는 인간의 태아가 수돗물을 마신 산모를 통해 화학 오염물질에 노출되면 신경에 영향을 받아 자폐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이 연구는 합성 화학물질 패러다임의 뿌리를 뒤흔드는 것이었다. 두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동시에 작용하면 개별적인 화학물질이 낳는 결과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강력한 악영향이 나타난다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사건 이후 화학물질의 상승작용에 대한 연구가 줄을 이었다. 영국 리버풀대학 연구소에서 2년간 일반 식품 첨가물 중에 대표적인 MSG 감미료와 퀴놀린 색소 등 4가지의 작용을 조사했다. <독성과 과학> 2005년 12월호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혼합된 식품 첨가물들이 신경세포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개별적으로 작용할 때보다 7배나 강력해 신경세포가 도저히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과자와 음료를 먹은 어린이들의 혈액을 검사했더니 이런 식품 첨가물의 혼합물이 그대로 발견되었다.
02 특정 화학 진정제와 진통제 함께 쓰면 혼수상태
과학자들과 정부 당국자는 합성 화학물질의 상승작용이라는 말을 매우 두려워한다. 과학과 의학이 사용하는 측정 방식으로는 체내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다양한 화학물질의 위험을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 생활 속에 화학제품과 인스턴트식품, 그리고 화학 의약품 등이 넘쳐나는데도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독소가 체내에서 어우러져 어떤 악마로 변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그들은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솔직히 시인하는 대신에 상승작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눈가림을 한다. 과학과 의학에서 화학물질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난관에 봉착한 채 외면당하고 있다.
그러나 좋건 나쁘건 보통 ‘시너지(synergy)’라고 하는 상승작용은 우리 삶에 다각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의 정신부터가 생리적 반응의 상승작용이며, 생식활동이나 신진대사 또한 마찬가지다. 『자연의 마법』의 저자인 생물학자 피터 코닝은 “상승작용은 사실상 자연세계에서 가장 주요한 법칙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상승작용은 중력이나 엔트로피만큼 비중 있는 개념으로서 자연이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역설했다.
원래 ‘함께 일하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synergos’에서 유래한 시너지는 으레 긍정적인 협력 효과만을 뜻하는 것으로 통한다. 그러나 의학용어로 상승작용은 ‘디서르지(dysergia)’로서 부정적인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것을 뜻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학약들이 일으키는 부작용이다. 가령 특정한 화학 진정제와 진통제를 함께 쓰면 혼수상태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 자료 정리 | 전통의학비방 편집부
우리 사회는 서구의 화학물질문명에 구조적으로 완전히 장악되어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이 만연해 있다. 따라서 입과 코와 피부를 통해 화학 독소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그 결과 피가 독혈(毒血)로 오염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독혈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돌아다니며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암 ㆍ 고혈압 ㆍ 당뇨병 ㆍ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초래되고 있다.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와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추적 보도기사를 쓴 랜덜 피츠제널드가 펴낸 『100년 동안의 거짓말』(시공사 출판)을 토대로 한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폐해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서구는 일정 양의 화학물질이 제품에 사용되는 것은 괜찮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화학물질문명으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깨달아야 인류의 생명과 생존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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