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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짜 약 팔던 약장수, 지금은 화학물질 판다
약장수들이 이 동네 저 동네를 떠돌며 ‘만병통치약’을 팔던 때가 있었다. 그들은 ‘약에 특별한 비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처럼 온갖 사설을 늘어놓았다. 그 걸쭉한 입담을 듣다 보면 누구든 저 약을 먹으면 내 병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한 가닥의 희망을 놓치면 평생 후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 누군가가 가짜 약을 사면 뒤이어 여기저기서 약을 달라고 손을 들곤 했다.
경제가 발전하여 모든 것이 과학적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이제 떠돌이 약장수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정말 그들이 사라졌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더 교묘하게 약을 팔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과학이란 이름으로 약을 팔고 있어 예전처럼 소비자들이 약을 사는 데 주저할 여지조차 없애 버렸다.
요즘의 약장수가 돌아다니는 곳은 마을이 아니다. 그들이 돌아다니는 곳은 화학제품과 화학약, 그리고 화학 첨가제 식품 산업의 현장이다. 또 그들은 예전의 약장수들처럼 만병통치약을 팔지 않는다. 그들은 과학의 이름으로 특정 질병에 맞는 ‘맞춤 약’, 특별한 맛을 내는 식품 등을 판매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특별한 비밀 성분’이 바로 합성 화합물질이다.
02 환경 당국도 화학물 제조업체 말만 믿고 OK
이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합성 화학물질이 존재할까. 그것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약 10만 가지의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고 추정될 뿐이다. 그리고 해마다 1,000 가지가 넘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시장에 나온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등록된 화학물질은 약 8만5천 종이다. 그 중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개별적으로 테스트를 거친 화학물질은 극소수다. 인체에 미치는 상승작용, 즉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이 서로 결합해 예상하지 못한 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확인한 물질은 더더욱 적다.
화장품이나 개인 생활용품은 요즘 누구나 스스럼없이 사용한다. 거기에 첨가된 화학물질에 대해 권위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파악하고 있는 안정성은 일반인이 알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FDA 규정을 보면 시판하기 전의 화장품이나 그 성분은 FDA의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그렇게 여과 없이 판매되어 우리가 쓰고 있는 생활용품이 적어도 1인당 아홉 가지인데, 그 속엔 무려 126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화학물질 공세가 어느 나라에서건 법적인 보호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성 전문가인 도리서 J. 랩은 “미국에선 1976년에 제정된 독성물질규제법에 따라 위험이 입증되지 않는 한 화학물질의 판매와 사용이 허락된다. 또 안전검사를 해야 할 환경보호국에서는 제조업체의 자체 조사에 의존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부가 화학물질을 철저하게 검사하도록 촉구하는 것일까. 그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정부에서 엄격한 검사를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인다 해도 안 되는 일이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다양한 화학물질의 작용을 검사할 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검사를 시작한다고 해도 손자 세대까지 그 작업을 마칠 수 없다. 흔한 화합물질 1,000종을 단 3가지 조합의 결합으로 검사를 한다고 해도 모든 가능성을 규명하는 데 1억6천6백만 번의 서로 다른 실험을 해야 한다(셀던 크림스키 『호르몬 혼돈』 2000). 따라서 시장에 있는 10만 가지의 화합물질의 상승작용에 대한 경우의 수는 천문학적일 수밖에 없다. 크림스키가 따져보니 1,0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은 생각만 해도 막막하다. 하지만 해답은 이미 나와 있고 간단하다. 우리가 그 정체 모를 화학물질을 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 자료 정리 | 전통의학비방 편집부
우리 사회는 서구의 화학물질문명에 구조적으로 완전히 장악되어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이 만연해 있다. 따라서 입과 코와 피부를 통해 화학 독소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그 결과 피가 독혈(毒血)로 오염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독혈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돌아다니며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암 ㆍ 고혈압 ㆍ 당뇨병 ㆍ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초래되고 있다.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와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추적 보도기사를 쓴 랜덜 피츠제널드가 펴낸 『100년 동안의 거짓말』(시공사 출판)을 토대로 한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폐해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서구는 일정 양의 화학물질이 제품에 사용되는 것은 괜찮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화학물질문명으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깨달아야 인류의 생명과 생존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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