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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서구의 화학물질문명에 구조적으로 완전히 장악되어 의식주 전반에 걸쳐 화학물질이 만연해 있다. 따라서 입과 코와 피부를 통해 화학 독소가 무차별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그 결과 피가 독혈
(毒血)로 오염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독혈이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을 돌아다니며 세포를 괴사시킴으로써 암·고혈압·당뇨병·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 초래되고 있다.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와 <월 스트리트 저널>에서 추적 보도기사를 쓴 랜덜 피츠제널드가 펴낸 『100년 동안의 거짓말』(시공사 출판)을 토대로 한 것이다. 책에서 저자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축적되어 각종 폐해를 일으키고 있음에도 서구는 일정 양의 화학물질이 제품에 사용되는 것은 괜찮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화학물질문명으로 인해 인류가 얼마나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깨달아야 인류의 생명과 생존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자료 정리 | 박성태 기자
01 인간 생명 해치는 화학 독성물질의 공격이 더욱 맹렬해지고 있다
미국의 생태학자 샌드라 스테인그래버는 오늘날 지구촌이 화학물질에 오염된 데는 무분별하게 자행된 서구의 화학물질문명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것을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최근 한 생태전문지에 기고했다. 그는‘생태주의자가 본 암과 환경’이라는 기고문에서 우리 의식주 전반에 만연해 있는 화학 독성물질로 인해 각종 암과 희귀·난치성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로 인해 인간 생태계 질서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현대문명이라는 미명 아래 인간 생명을 담보로 한 화학 실험에 전 세계 인구가 맹목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화학 약을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와 화학물질 업체들의 도박과 같은 불공정한 거래의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화학 독성물질의 공격 수위도 점점 더 맹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한다.
그는 일례로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 즉 PBDE 방염제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PBDE는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옥신과 화학 구조가 비슷해 인체에 유입될 경우 신경계와 내분비계에 이상을 일으키는 맹독성 화학물질이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체내의 PBDE 수치가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40년 이후 합성 화학물질 생산이 10년 단위로 2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과 비례한다. 또 매일 다섯 종류 이상의 새로운 합성 화학물질이 상업적인 용도로 개발되면서 인체에 무차별적으로 유입되는 일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02 화학 독성물질이 불임과 생식 기능 이상 일으킨다
우리가 모르고 살았던 합성 화학물질에 대한 그릇된 통념이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많은 생태학자들은 가속화되고 있는 인간 생태계의 퇴화 징후가 이미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 무차별적인 화학 독소의 공격으로 말미암아 성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 생태계 질서의 파괴는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예컨대 불임과 생식 기능 이상, 선천성 호르몬 결핍증, 면역체계 약화, 각종 희귀 질환 등 전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화학 독소 질병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인체에 유해한 합성 화학물질은 인체의 DNA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 후손들에게 질병을 물려주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 화학 농약과 화학 비료 등 화학물질로 재배한 영양 부실의 농산물과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이 인간의 면역체계를 손상시켜 작종 질병의 발생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몇몇 합성 화학물질들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부정적인 상승작용을 일으켜 인간 본래의 유전적 기질을 질병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결과 만성피로증후군은 물론 암과 당뇨 등 화학 독소 질환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렇게 화학물질로 인해 발생한 온갖 질병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처방한 화학 약들이 오히려 체내에 더 많은 화학 독소를 유입시켜 면역체계를 위태롭고 혼란하게 만드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화학 약을 제조하는 회사와 양의사가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인류를 속이는 짓이라고 한다.
생태학자들은 건강과 장수를 위해서는 자연의 음식과 천연의 약초에서 발견되는 자연 발생적인 영양분을 적극 포용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의학, 즉 오랜 기간 경험으로 확인한 의료적 지혜에 대한 재발견은 무차별적인 화학물질에 노출된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고, 인간 생태계의 질서를 바로잡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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