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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하는 신국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원기 배양을 목적으로 반드시 복용하는 게 있다. 그것은 바로 신국(神麴)이다. 신국은 효소 식품의 일종으로서 수많은 천연 약재 중에서 원기를 왕성하게 하는 데 군계일학의 묘약이다. 달리 신곡(神曲)이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중국의 부유층으로부터 불로장생의 묘약으로 사랑받아 왔는데, 우리나라의 누룩과 비슷하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식욕을 돋우며 비(脾)를 튼튼하게 하는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육류 음식과 지방질을 소화시키는 작용이 강하다.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기 때문에 먹기에 부담이 없다.
신국의 재료는 메밀가루, 제비쑥, 도꼬마리, 살구씨, 붉은 팥, 밀가루다. 이 여섯 가지 재료를 신(神)들이 모여서 회의하는 6월 6일에 배합하여 발효시킨 다음 말린다. 일종의 중국식 누룩이라 할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여섯 가지 재료들을 섞어 떡을 만든 후 손으로 빚어 닥나무 잎이나 마(麻) 잎으로 싸서 발효시킨다.
일견하기에는 사각 초콜릿이나 고형화된 카레를 연상시킨다. 한약재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서 다른 음식의 첨가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중국에서는 면을 만들어 먹을 때 국에 10그램 정도를 넣어서 먹는데, 이 때문에 건강 조미료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제대로 만든 신국은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고가에 거래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신국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의외로 싼 값에 살 수도 있다. 게다가 속성으로 만들어진 신국이 대부분이라 그 가치가 많이 상실되었다.
신국을 섭취하면 약의 효능으로 인해 방광의 안쪽 벽이 약간 허물거나, 이뇨 작용으로 소변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성선(性腺)이 자극되어 부부간의 성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특히 청소년기에 신국을 복용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되어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신국을 차로 만들어서 차갑게 마셔도 좋고, 따뜻하게 마셔도 무방하다. 거부감이 없는 맛과 부작용이 없는 효능으로 인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단, 속성으로 만들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보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발효시켜 신국을 만들어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02 위장의 소화 기능을 높이는 연근
고온다습한 여름에 청량감을 선사하는 식품 중에서 연근(蓮根)은 단연 독보적이다. 특히 연근을 원통형으로 잘라서 생식하는 것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소화기능 촉진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북경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연근의 식용법이 전해 내려오는데, 얼음물이 가득 든 그릇에 부드러운 연근을 선택하여 적당하게 조각내어 띄워서 먹는다. 북경식으로 연근을 설탕에 살짝 묻혀서 먹으면 더욱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근을 얼음물에 띄웠다가 건져내어 콩가루에 묻혀서 먹는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 상쾌함과 함께 달아올랐던 몸이 차갑게 식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름철 무더위로 위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특히 좋다.
연근에는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 뒤에 주독(酒毒)을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 폐결핵으로 인한 각혈( 血)과 위궤양으로 인한 토혈(吐血), 그리고 여성들의 하혈(下血)에도 연근을 생즙 내어 수시로 마시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코피가 나거나 코가 막힐 때도 연근의 즙을 몇 방울 콧구멍에 떨어뜨리면 아주 큰 효과가 있다. 현미와 함께 연근죽을 쑤어 항상 먹으면 속이 편해지고 체내의 어혈이 해소된다. 새우나 게를 먹고 난 후 배탈이 난 경우에는 연근을 몇 개만 먹어도 장내 이상 발효를 멎게 할 수 있다.
여름철에 먹을 때는 여리고 신선한 연근을 사용하는데, 껍질을 벗긴 후에는 곧바로 차가운 얼음물에 담가서 공기로 인한 산화를 막아야 한다. 부드러운 연근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여름철에 기운이 없고 나른할 때는 콩가루보다는 유기농 설탕을 듬뿍 발라서 먹는 것이 좋다. 설탕의 단맛이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연근과 함께 입안 가득하게 풍미를 주기 때문에 시원하면서도 힘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국 북경에서 살던 주민들이 지금도 날씨가 더워지면 연근으로 더위를 식히는 옛날의 식습관을 떠올린다고 하니 상당히 오래된 전통인 것은 분명하다. 일반 가정에서 어린아이들이 여름철 무더위에 빙과류(氷菓類)나 차가운 주스를 달라고 조를 때 연근 띄운 얼음물을 내놓으면 화학 첨가제로 가공한 식품을 피해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식습관을 들여 줄 수 있다.
■ 양문원┃한국약선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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