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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화학물질의 독소 대를 이어 전해진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화학 샴푸 ㆍ 치약 ㆍ 세제 등은 화학 물질인 파라핀과 프로필렌을 주성분으로 하여 만들어지는 계면활성제다. 여기에 화학 염료 ㆍ 향료 ㆍ 포르말린 ㆍ 표백제 ㆍ 암모니아 등이 첨가되기도 하는데, 이 화학 성분들은 자연과 인체 내로 흡수되어 생태계 파괴와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화학 합성세제의 유해성 문제는 지난 1956년 로마에서 열린 국제암연합회에서 화학 합성세제가 각종 발암 인자를 촉진한다는 보고가 있은 이래 계속 제기되어 오고 있다. 이 보고에 따르면 화학 합성세제의 각종 화학물질은 물과 공기 등 환경을 오염시키는 한편, 인체에 흡수되어 암 ㆍ 알레르기 비염 ㆍ 천식 ㆍ 아토피피부염 등을 일으킨다고 한다. 특히 거품을 일게 하고 때를 빠지게 하는 기능을 하는 계면활성제는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여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으로 전이됨으로써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또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는 피부에 활기를 되찾게 해 준다는 각종 화학 화장품과 세정용품들은 유해 화학물질 덩어리로서 각종 알레르기는 물론, 인체에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보습제와 방향제, 그리고 샴푸에는 잠재적으로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해로운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했다.
또한 미국 국립직업안전연구소가 미연방의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각종 화학 화장품과 샴푸에는 800여 종이 넘는 맹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화학물질이 인체에 유발시킬 수 있는 질환으로 암, 탈모증, 기억력 상실, 잔주름 증가, 신경 기능 저하, 조기 유산, 만성 피로, 백혈병 등을 꼽았다.
얼마 전엔 영국의 한 연구 기관에서 유방암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암세포를 조사한 결과 99퍼센트에서 화학 방부제인 파라핀이 검출돼 세계 여성들을 경악시켰다. 또 작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화장을 즐기는 한국 여성의 유방암 증가율이 90.7퍼센트로 세계 1위로 나타나 화학 화장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적극 요구된다. 또한 대부분의 치약도 최근 가습기 화학 살균제로 사용한 트리클로산이나 계면활성제 SLS를 첨가해서 만들기 때문에 간장 독성과 함께 발암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나 장난감 등에서 나오는 극미량의 프탈레이트 물질이나 중금속도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해 성기능 장해를 가져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이런 수십여 종의 오염물질을 체내에 지닌 채 살고 있으며, 수십 년에 걸쳐 여성의 자궁 내에 쌓인 화학물질들이 임신과 수유 기간 동안 아이에게 전달된다.
몇 년 전 청정지역인 캐나다 북부의 원주민인 이누잇족 아이들이 면역력 저하로 인한 호흡기 질환으로 죽어갔는데, 조사 결과 흰곰과 물개를 먹고 사는 원주민들의 몸에 쌓인 PCB가 수유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물질은 빗물에 의해 변압기 등에서 씻겨 나온 PCB가 바다로 흘러나가 플랑크톤에서부터 20여 단계의 물고기 먹이사슬을 거쳐 사람에게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1994년 미국 환경보호청의 보고에 의하면 다이옥신이 육류와 치즈에서 다량 검출됐는데, 연구 결과 오염 경로가 밝혀졌다. 즉, 쓰레기 소각장에서 발생한 맹독성 발암물질 다이옥신이 빗물에 녹아 내려 토양에 쌓인 뒤 초목 흡수와 가축 섭취 단계를 거쳐 식품에 유입된 것이다.
02 화학물질 관리 법안 MB정부 때 무산돼
2007년 제품 제조 시에 첨가되는 화학 유해물질들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환경부가 주도해 환경보건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산자부가 업계에 부담을 준다며 난색을 표해 제품 유해 물질 표시 조항 등이 삭제됐다. 이는 산업체의 로비로 MB정부에 의해 승인된 것으로 보인다. 가습기 화학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산업체에서 무독성이 입증되지 않은 화학물질들이 절대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가능한 모든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음식 재료나 생활용품, 건축자재들은 가능하면 화학물질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안전성이 검증된 자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가임 연령이 지날 때까지는 동물성 지방과 화학 가공식품의 섭취를 최소화하도록 해 화학 독성물질에 의해 난자와 정자 등이 손상되지 않게 해야 한다. 또한 조금 불편하더라도 플라스틱 용기에 든 즉석 식품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 나쁜 버릇을 버려야 한다.
■ 이기영 | 호서대학교 자연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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