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어린아이에게 녹용 먹이면 인생 망칠 수 있다
요즈음 중고등학교에서는 체육 과목 수업 시간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차를 타고 등하교를 하고, 운동장에서 뛰는 일이 거의 없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녹용을 복용시키면 열 마리 이상의 암컷 사슴을 거느릴 수 있는 수컷 사슴처럼 정력과 양기가 넘쳐나는 반면, 정력과 양기를 해소할 방법이 없게 된다. 당연히 녹용을 먹지 않은 학생보다 훨씬 자위를 많이 하게 된다. 철모르는 어린 학생들의 성범죄도 걱정이 된다.
녹용을 복용하면 간도 매우 뜨거워진다. 신경질과 짜증이 늘게 되면서 자그마한 일에도 크게 화를 내고, 욕을 잘하고, 싸움을 잘하고, 성질이 매우 급해지는 등 열 받을 때 발생하는 증상들을 보이게 된다.
십수 년 전 외국에 유학을 가서 공부는 하지 않고 도박을 일삼다가 빚을지고 귀국하여 부모로부터 꾸중을 크게 듣게 된 젊은 아들이 유산을 노리고 부모를 모두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 사건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녹용을 수입하는 한약 약재상을 하고 있었는데, 텔레비전에서 불에 타다 남은 집안의 물건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팔다 남은 녹용이 들어 있는 큰 자루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아나운서의 해설이 있었다. 녹용을 수입하여 약재상에 판매하는 직업을 갖고 있어 어릴 때부터 아이에게 녹용을 많이 먹였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녹용을 먹고 오장육부가 뜨거워 진 아이는 심장의 열기 때문에 정신이 산만해져 이해나 암기를 잘하지 못해 학업성적이 많이 떨어졌으리라 본다. 이런 성태에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외국에서도 역시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간의 열기 때문에 조그만 일에도 화를 크게 내고, 성질도 불같이 매우 급해져서 부모의 꾸중을 참지 못하고 패륜의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이 사건이 바로 녹용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02 아이에게 녹용 먹이는 것은 독이다
요즈음 자신의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또 키가 크지 않는다고, 피로가 심해 아침에 잘 못 일어난다고, 혹은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탄다고 녹용을 아이에게 먹이는 부모들이 많다. 이렇게 녹용을 먹이면 감기에 잠시 덜 걸릴 수는 있으나, 일단 감기에 걸리면 고열과 심각한 염증으로 고통받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녹용을 먹이면 키가 더 자라지 않을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다. 녹용을 먹이면 더욱 피로해 하고, 아침에 평소보다 더 못 일어나고 잠만 자게 된다.
어린아이들은 성인에 비하여 애당초 오장육부가 매우 뜨겁고, 그 열기가 피부로 나오게 되므로 손과 발뿐만 아니라, 온몸의 피부도 뜨겁기 마련이다. 물론 특별히 온몸이 차갑고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들도 가끔 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손과 발이 뜨겁고 열나는 아이들과 비교하여 오장육부가 더 뜨거운 아이다. 오장육부가 너무 뜨거워지면 그 열기가 피부로 잘 나오지 않아서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이다. 따라서 손발이 차고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가 녹용을 먹으면 손발이 더욱 차가워지고 추위를 더욱 많이 타게 된다.
녹용을 한 살에 한 첩, 두 살에 두 첩, 세 살에 세 첩, 네 살에 네 첩을 먹이면 밥도 잘 먹고, 키도 잘 크고, 면역력도 강해져 감기도 잘 안 걸린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들이 녹용을 먹고 그런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잠시 그런 바람직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장복은 금물이다. 녹용은 어린아이에게는 독과 같은 약 이라고 단정해서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여름에 복용시키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한다.
■ 임교환 | 약학박사
임교환 박사는 서양의 인공 화학적 의론에 입각한 약학을 전공한 약사이면서 서양 의학의 이론에 대해 맹렬한 비판을 가하며 평생 자연의학 외길을 고집해 오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지금까지 자연의학에 관련된 5권의 책을 저술하였고, 자연 약초를 이용한 각종 제품을 연구 개발하기도 하였다. 임 박사는 서양 의학이 만성병에 대해 속수무책인 것을 통탄하다가, 부항 ㆍ 뜸 ㆍ 침 ㆍ 자연 약재와 같은 전통의학적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면서 그 효과도 탁월하다는 것을 알고 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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