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진물 줄줄 흐르는 ‘천포창’ 원인은 몸에 쌓인 노폐물
작년 10월 40대 후반의 여성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13년 전부터 온몸의 피부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지면서 진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상처가 아물 때는 가려워서 잠을 자기 힘들다고 했다. 병명도 흔치 않은 천포창(天疱瘡)이라고 했다. 처음 발병했을 때는 화학 약을 먹으면 증상이 나아지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자 잘 듣지 않았다. 이후 양방 대학 병원에 가서 화학 약을 처방받았는데, 화학 스테로이드 제제의 독성으로 인해 피부가 검게 변하더니 발가락이 감각을 잃어버렸다.
더 놀라운 건 이 환자의 가족력이었다. 환자의 아버지는 지방 학교의 교장으로 근무했는데, 무척 육식을 좋아했다고 한다. 시골 학교 관사 마당에는 식용으로 쓰기 위해 예닐곱 마리의 개를 키웠고, 동료들과 술자리를 즐기는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는 고기를 삶아 매일 먹을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나무뿌리나 열매 같은 것으로 간식을 하던 여느 아이들과 달리, 환자는 유년시절 밖에서 놀다 출출하면 집으로 들어가 상에 놓여 있던 삶은 고기를 새우젓에 쿡 찍어 먹고 다시 나가 놀면서 성장했다고 한다.
환자의 아버지는 60대 초반에 가족들이 명절을 쇠기 위해 육지로 나간 후 섬마을 학교 관사에 혼자 남아 저녁 식사를 준비하려고 좋아하는 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다가 심장마비로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당뇨가 30년 되어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오빠는 50대 초반에 위암으로 사망했고, 본인은 13년 동안 ‘천포창’이라는 난치병으로 힘들게 살고 있었다. 남동생 또한 건강에 이상이 있어 정상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유복한 생활로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꼭 축복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02 자연 음식과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돌아가면 몸이 정상이 된다
천포창은 몸속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배출하려고 할 때 생기는 현상이니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날마다 식사 일기를 쓰게 했다. 노폐물을 많이 만드는 음식은 주로 고기, 생선, 우유 등 동물성이므로 철저히 식물성 식생활로 바꿀 것을 주문했다. 주식은 현미밥으로 하면서 통곡류로 만든 볶은 곡식도 권장했다.
화학 약을 끊자 처음에는 반발 현상이 나타나 증상이 더 심해졌다. 물집이 예전보다 더 크게 온몸에 생기고, 수포가 터지면서 진물이 피부를 타고 뚝뚝 떨어졌다. 또 피부가 아물면서 너무 가려워 밤에 잠을 못 자고 꼬박 새우기 일쑤였다. 며칠 지나자 드디어 가슴과 등 쪽부터 더 이상 수포가 생기지 않았고 팔다리에만 남아 있게 됐다. 가려움도 조금씩 나아지면서 잠을 잘 수 있었다.
환자가 병원에 오기 시작한 지 3주 정도 지나자 새살이 나와서 모든 것이 좋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상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밖에서 식사를 하고 나면 어김없이 다음날 증상이 도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식사 일기를 들여다보고 지적하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나서야 식물성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되었다. 현재는 약간의 증상이 남아 있지만,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변했다. 환자는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을 체험한 뒤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도 병원에 모시고 왔다. 환자의 어머님은 본인의 표현대로 ‘움직이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만큼 많은 종류의 화학 약을 복용하고 있었다. 딸과 똑같이 식습관을 바꾸고 나서 징글징글하다던 인슐린은 물론, 심장 약과 신경과 약 등 모든 화학 약을 끊을 수 있게 되었다. 환자의 어머니는 오늘도 유쾌하게 복지관에서 댄스를 즐긴다고 한다.
환자는, 10년 동안 앓아온 천포창을 고친 것이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기적이 아니다. 화학 약과 동물성 음식으로 오랫동안 혹사시킨 몸도 자연 음식을 먹고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돌아가면 몸이 정상을 되찾기 마련이다.
■ 신우섭 | 의정부 오뚝이의원 원장(www.ottuki.kr)
신우섭 원장은 병을 고치려면 화학 약을 끊으라고 권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환자들은 처음에 그의 말을 듣고 당황하기도 하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화학 약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신 원장의 말을 듣고는 이내 수긍하고 많은 환자들이 병고에서 벗어나고 있다. 신 원장은 병이란 잘못된 생활을 고치라는 인체의 메시지라고 한다. 이런 인체의 메시지를 존중해 잘못된 생활을 고치면 누구든지 스스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이걸 무시하고 화학 약으로 누르는 것은 병이 나을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 될뿐더러, 화학 약물중독으로 더 큰 병을 부르게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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